영화 '기생충'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기생충’으로 한류 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다. 외신들은 앞다퉈 ‘꼭 봐야 할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등 국내 콘텐츠가 조명 받는 중이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밀려 좀처럼 힘을 못 쓰는 미디어 사업이 다시 활개를 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늘어나는 비용 부담 증가에 실적 하락

지난해는 3대 투자배급사(CJ ENM·NEW·쇼박스)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비용 부담 증가와 부진한 실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CJ ENM이 공개한 지난 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41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28억 원으로 14.9%로 감소했다. 매출은 올랐지만 통 큰 투자와 함께 인건비 등 점점 불어나는 제작비로 비용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 부문 영업이익은 46억 원으로 지난 해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영화와 음악은 지난해 4분기에 각각 10억원,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쇼박스 역시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해 4분기 매출액은 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3% 줄어든 20억 원을 기록했다.

‘부산행’(2016) 이후 이렇다할 큰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NEW는 지난 해 적자 폭을 줄였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한 586억원,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30억원으로 나타났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급증은 4분기 개봉작 ‘가장 보통의 연애’, ‘시동’이 각각 300만 명씩 모객한 점이 주효했고, ‘보좌관 시즌2’ 효과와 브라보앤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핵심 자회사들도 성장에 고르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국내 콘텐츠, 날개 달고 부흥할까

JTBC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 스틸./JTBC 제공.

올해 국내 콘텐츠의 전망은 비교적 밝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 19) 확산으로 미디어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으나 상태가 안정되면 다시 부흥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CJ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에서 4관왕에 오르며 전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성과를 보였다. 이 영화는 북미에서 4900만 달러(26일 기준, 한화 597억 원)를 벌어들였고 글로벌 흥행 수익은 2억959만6156달러(2554억 원)를 기록했다. ‘기생충’의 전세계적인 인기로 인해 CJ의 새 콘텐츠 역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작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이익 기여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JTBC ‘이태원 클라쓰’로 첫 드라마 제작에 나선 쇼박스의 전망도 밝다. 올 설 연휴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을 시작으로 ‘씽크홀’ ‘비상선언’ ‘등 대작을 포함해 8편의 영화를 개봉한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매출 역시 높은 편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총 8편의 배급 편수와 40%를 상회하는 자체 투자 비율을 감안하면 2019년 대비 올해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NEW 역시 올해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부산행’의 속편인 ‘반도’ 개봉을 올 여름 앞두고 있다. 또 ‘오마이베이비’ ‘우아한 친구들’ 등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 라인업을 구성해 기대감을 높인다. 앞서 ‘미스 함무라비’, ‘뷰티 인사이드’ 등의 드라마가 모두 흥행했다. 지난해 12월 시즌제로 제작한 드라마 ‘보좌관’ 시즌2이 최고 시청률 5%대를 넘기며 성공적으로 종영하기도 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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