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피플] '현실판 강두기' KIA 양현종 ''올해는 TV에 오래 나오고 싶다''
[플로리다 피플] '현실판 강두기' KIA 양현종 ''올해는 TV에 오래 나오고 싶다''
  • 포트마이어스(미국 플로리다주)=이정인 기자
  • 승인 2020.02.27 00:48
  • 수정 2020-02-27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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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는 양현종. /OSEN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는 양현종.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캐릭터는 에이스 투수 강두기다. 작중 국가대표 1선발인 강두기는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춰 팬들에게 사랑 받는 선수다. 많은 스토브리그의 시청자들이 강두기를 보면서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32)을 떠올렸다. 실제 이신화 스토브리그 작가는 종영간담회에서 “양현종이 강두기의 모티브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가대표 에이스인 양현종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2017년 20승을 기록하는 등 통산 136승을 올린 리그 대표 투수다. 팬들은 양현종을 ‘대투수’라고 부른다. 출중한 실력뿐만 아니라 팀 사랑, 동료애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생애 첫 주장 완장을 찬 양현종은 가장 바쁜 한 해를 맞이할 예정이다. 26일(한국 시각) 플로리다의 뜨거운 태양 아래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양현종을 KIA의 스프링캠프지인 테리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났다.
 
◆ 윌리엄스 감독 선택 받은 ‘뉴 캡틴’ 양현종

최근 양현종은 새 시즌을 앞두고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선발투수로는 이례적으로 주장으로 뽑혔다. 맷 윌리엄스(55) KIA 신임 감독의 선택이다. 그는 15일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양현종을 주장으로 결정했고, 16일 선수단 회식 시간에 공개했다. 현재 선수들 중에서 양현종보다 구심점 구실을 잘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고 판단해 중책을 맡겼다. 윌리엄스 감독은 25일 본지와 인터뷰에서“양현종이 보여준 리더십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투수조 훈련이 끝난 뒤에도 쉬러 가지 않고, 타격 훈련장을 찾아와 야수 동료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선수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로 처음으로 주장 타이틀을 달았다. 매년 에이스의 무게감을 짊어지고 시즌을 치른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그는 “처음에는 제가 선발투수이고, 항상 경기에 나가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감독님이 저를 믿고 맡겨주셨기 때문에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든 만큼 책임감 있게 동료들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팀을 잘 부탁한다고 하셨다. 책임감과 부담이 더 커진 게 사실이지만,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초보 주장’인 양현종은 ‘소통왕’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선배와 후배 사이,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에서 가교 구실을 잘할 생각이다. 그러려면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문제가 있을 때는 담아두기보단 대화하면서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훈련 중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있는 양현종. /OSEN

◆ “올 시즌은 TV에 오래 나오고 싶다”

양현종에게는 올해가 개인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한 해다. 2017년을 앞두고 KIA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갖추게 된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친구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처럼 메이저리그(ML)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양현종은 2014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기대 이상의 몸값을 부르는 팀이 나오지 않아 꿈을 접은 바 있다. 6년 만에 재도전이다. KIA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에는 최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다수 방문하기도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올 시즌 반드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를 앞두고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선수들보다 몸 상태를 늦게 끌어올렸던 양현종은 자신의 루틴대로 차분하게 한 시즌을 소화할 몸을 만들고 있다. “작년엔 캠프에 늦게 합류해서 조급함이 없지 않았는데 올해는 계획대로 잘되고 있다. 예년과 비슷하게 준비하고 있다”면서 “전지훈련에서 1경기, 시범경기서 2~3경기 던지고 개막전 맞춰 준비할 계획이다. 올해는 수월하게 큰 탈 없이 준비하고 있어서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양현종의 2020시즌 키워드는 ‘꾸준함’이다. 지난 시즌 그는 4월까지 5패 평균자책점(ERA) 8.01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지만, 5월 이후 2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20회, ERA 1.08의 호 성적을 기록하더니 기어코 ERA 1위(2.29)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그는 “올해는 초반부터 치고 나갈 것이다. 작년 결과는 운이라고 생각한다. 굴곡진 그래프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떨어졌다가 올라가는 건 팀에게도 마이너스가 된다. 작년에 성적 안 좋았을 때 팀 성적도 안 좋아서 많이 미안했었다. 올해는 꾸준히 잘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현종은 올 시즌 중반에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국내 최고 좌완 선발투수로서 도쿄올림픽에서도 ‘에이스’ 구실을 기대 받고 있다. 한국의 올림픽 야구 2연패가 양현종의 어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중반 대표팀을 다녀온 뒤에는 소속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힘을 보낼 계획이다. 올 시즌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 양현종은 “아프지 않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올해는 TV에 오래 나오고 싶다. 야구팬들이 TV를 틀었을 때 제가 던지는 모습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만큼 많이 던지고 싶다. 180이닝 이상 기록을 이어나가고 싶다. 아프지 않고 시즌 끝날 때까지 로테이션 잘 지키겠다. 모든 부담을 이겨내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