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위기관리 대응 전문가 인정…신뢰감·안정감↑
오송 질병관리본부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한국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방역당국인 질병관리본부(질본)는 매일 초비상 상태를 유지하며 확산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질본을 대표해 매일 언론 앞에 브리핑을 하는 이가 있다. 바로 정부의 야전사령관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차관급,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다. 정 본부장에 대한 질타보다는 걱정과 격려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월 20일 브리핑을 하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제공=연합뉴스
2월 25일 브리핑에 나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대체로 감염병이 발생하면 정부, 특히 주무부처가 욕을 먹기 마련이다. 욕을 덜 먹느냐, 더 먹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완벽하게 방어하는 게 불가능한데다 불안과 불만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등장했을 때 국민들에게 상황 보고를 시작했다. 한 달이 지난 정 본부장의 수척한 모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매일 최일선에서 치열한 사투를 하는 흔적이 그녀의 얼굴에 담겨 있다. 얼굴에는 피로가 쌓였으며, 머리에는 흰 머리가 늘어 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첫 환자 발생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 한국이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미국, 영국, 일본 언론 등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다만, 정 본부장의 성실하고 차분한 대응이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에 반해 질본과 정 본부장에 대해 대응이 부실하다며 질타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적다. 오히려 ‘고맙다’,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트위터와 페북 등 SNS에서 퍼지고 있다. 사망자가 발생하고, 의심환자가 늘어나는데도 ‘책임론’이나 ‘무능론’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정 본부장에 대한 응원은 그의 전문성과 신뢰있는 태도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대구 신천지교회가 감염원으로 등장해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이 크게 늘어나기 전, 일주일 가까이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시점에서도 정 본부장은 “절정이 지났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매일 오전 9시에 직접 브리핑을 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게다가 기자들의 질문이나 궁금증에 대해 성실하게 끝까지 답변하는 태도로 신망을 얻었다.

한편 정 본부장은 1965년생으로 광주 전남여고와 서울대 의대에서 학사와 석사(보건학), 박사 학위(예방의학)를 취득한 그는 줄곧 ‘질병관리’의 한 우물을 파왔다. 질본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관 특채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본 만성질환관리과장·질병예방센터장·긴급상황센터장을 거친 뒤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7월 질병관리본부장에 임명됐다.

의사 출신인 정 본부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에도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최전방에서 위기관리 대응을 했던 사람이다. 그는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이었다. 지카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됐을 2016년에도 그는 긴급상황센터장 자격으로 국민과 언론 앞에 섰었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장에 임명된 정은경 본부장은 위기관리 대응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질본이 출범한 2004년 이후 첫 번째 여성 본부장이자 내부 승진한 최초의 본부장이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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