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장내용 단순화 대신 보험료 확 낮춰
저렴한 보험료로 2030 고객 선점 나서
수익성보단 미래 잠재고객 확보 차원
보험업계가 실속형 보험상품으로 밀레니얼 세대 고객 확보에 나섰다. /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업황 부진과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보험업계의 고민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일명 ‘가성비’보험 상품을 선보이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11일 국내 최초 퍼마일(Per-Mile) 자동차보험을 출시하며 자동차보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연간 보험료를 운행 거리와 무관하게 전액 선납하는 전통적인 자동차 보험과 달리 소정의 가입보험료만 납부하면, 이후 매월 주행거리에 따라 산출되는 보험료를 분할하여 납부하게 된다.

특히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5000㎞ 이하 운전자들에게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다이렉트자동차 보험보다 8%에서 최대 30%까지 보험료가 저렴하다는게 캐롯손보의 설명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한 번만 가입하면 가입기간 동안 별도심사 없이 언제든지 여행자보험에 간편하게 재가입 가능한 '온오프(On-Off)해외여행보험'을 선보였다. 또 커피나 영화 쿠폰처럼 온라인 쇼핑몰에서 보험상품을 쿠폰으로 구입하거나 선물할 수 있는 ‘모바일 보험상품권’도 업계 최초로 출시해 다이렉트 보험 시장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G손해보험은 자사 온라인채널인 JOY다이렉트를 통해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월 보험료가 2900원으로 동일한 JOY운전자보험 '29플랜'을 출시했다.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PC나 모바일 또는 전용 앱(APP)을 통해 24시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생명이 판매 중인 ‘미니 암보험1.0(무배당)’상품의 경우 남자 30세 기준 월 610원, 40세 기준일 경우 월 1345원만 납부하면 주요 5대 암을 최대 5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를 중요하게 여기며 ‘가성비’와 ‘편의성’을 따지는 2030세대의 특성에 맞춰 실속형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장 내용을 단순화해 보험료를 낮추다 보니 당장 수익을 내기엔 한계가 있지만 미래 고객 확보차원에서 충분히 가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밀레니얼 세대의 보험 가입’ 보고서에서도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부족한 순자산, 낮은 혼인·출산율 등의 영향으로 생명보험 가입률은 낮지만 가입의사는 높은 것으로 해석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금융 규제가 완화되면서 스위치 방식의 보험 상품 등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들이 출시됐다”며 “각 보험사마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생활밀착형 보험 쪽으로 상품 개발을 확대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월 보험료가 저렴하다 보니 당장 수익에는 도움이 되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보험 가입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중점을 뒀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 플랫폼과 제휴를 맺어 판매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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