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색한 한진칼 주가, 지분경쟁 기대로 연일 '급등'
'코로나19' 무색한 한진칼 주가, 지분경쟁 기대로 연일 '급등'
  • 김동호 기자
  • 승인 2020.02.27 15:55
  • 수정 2020-02-27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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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3월 주총 앞두고 경영권 분쟁 본격화
조현아 등 주주연합 VS 조원태 회장, 추가 지분확보 나서며 주가 급등
한진칼 유동주식수 20% 이하, 주가 급등락 이어질 것
한진칼 주가가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급등하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항공주들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주가는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한진칼 주가 급등의 원인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때문으로 풀이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강성부 펀드(KCGI), 반도건설 등과 손잡고 조원태 회장의 경영실패를 주장하며 조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주주연합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향후 임시 주주총회 등을 통한 지분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 측 역시 우호 주주들과 손잡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 초부터 연일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중 조 회장 측 백기사인 델타항공이 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진칼 주가는 전일대비 5000원(8.33%) 오른 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6% 이상 급등세를 보인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진칼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한진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0% 이상 급등했다. 연초 4만원 부근에서 거래를 시작했던 한진칼 주가는 현재 6만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이날 장중엔 최고 6만8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7만원선 돌파도 곧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주가 급등세는 오는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탓이다. 또한 양측의 추가적인 지분 확보 경쟁이 물밑에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조 전 부사장 등 주주연합은 최근 한진칼 지분율을 37%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과 손잡은 KCGI와 반도건설 등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작년 말 기준 31.98%에서 무려 5%포인트 이상 지분이 늘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 등 주주연합이 올해 추가로 늘린 지분은 오는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미 지난해 말 주주명부가 폐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주연합은 정기주총 이후 임시주총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결국 회사 경영권을 둔 표 대결(지분율 경쟁)이 펼쳐질 경우, 보다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쪽이 승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주주연합이 지속적으로 지분 확대에 나섬에 따라 조 회장 측 우호주주도 조심스레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섰다. 정기 주총 이후 표 대결을 의식한 행보다.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조 회장 일가와 델타항공 등 대략 3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 사우회, 우리사주조합과 카카오 등 기타 주주들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조 회장 측은 어렵지 않게 정기 주총에서 승리할 수 있다.

다만 이후 조 전 부사장 등 주주연합이 임시 주총을 요구할 경우, 조 회장 측은 표 대결에서 밀릴 수도 있다. 이에 조 회장 측 백기사인 델타항공은 최근 한진칼 지분 1%를 추가 매입해 총 11%의 지분을 확보했다. 업계에선 델타항공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 지분 매입을 진행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매수 주체는 바로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연일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6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한진칼 주식을 순매수했다. 최근 3주(15거래일) 기준으론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지분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진칼의 유동 주식수도 빠르게 줄어 들고 있다.

현재 조 회장측 우호지분 33.45%와 조 전 부사장 측 주주연합 지분 37.08%를 제외하면 남은 지분은 30% 이하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카카오, 대한항공 사우회, 우리사주조합, 기타 기관투자자 등 보유 지분을 제외하면 한진칼의 유동 주식은 총 발행주식의 20% 이하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추가 지분확보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주가도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경영권 분쟁 이슈만을 보고 섣부른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유동주식수가 제한적인 상황인만큼 추가적인 주가 급등이 나올수도 있지만, 일부 주주의 지분 매각 등 돌발 변수에도 항상 주의해야한다"며 "주총이 열리기까지 주가 급등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