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더햄. /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의 외국인 선수 앨런 더햄(32)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안감으로 시즌 도중 귀국하기로 했다. KT의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바이런 멀린스(31)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보리스 사보비치(33)도 자진 퇴출 의사를 밝혀 파장이 커지고 있다.

KT 구단은 앞서 26일 "더햄이 코로나19가 걱정돼 시즌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귀국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알렸다. 구단은 더햄을 설득했지만 그는 영구제명도 불사하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2019-2020시즌 도중 KT에 합류한 더햄은 8경기에 나와 평균 11.3점에 8.6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BL 규정에 따르면 구단과 계약 중인 선수가 일방적으로 출전을 거부할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2017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지명을 받아 계약한 더스틴 호그(28)는 일방적으로 입국을 거부하고 터키 리그에 진출해 KBL로부터 선수 자격 영구 상실의 징계를 받았다.

27일 본지와 만난 KBL의 한 관계자는 더햄을 두고 “원칙적으로는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다”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우려라는 특수한 사유인 만큼 그에게 어떤 처분을 내릴지는 더 논의해봐야 한다. 전례가 없었고 향후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같은 이유로 짐을 쌀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코로나19에 공포감을 느낀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이날 오후 구단에 잇따라 귀국 의사를 전했다. 그 중에는 KT의 멀린스도 있었다. KT는 졸지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모두 빠질 위기에 놓였다. 갑작스러운 변화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데다, 간판스타 허훈(25)마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허훈은 25일 통화에서 “(농구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후) 발목이 좋지 않은 상태라 쉬고 있다”고 전했다. 순위 경쟁에서 치고 올라갈 동력을 잃게 된 셈이다.

사보비치(33) 역시 고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인 26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전에서 22득점 8리바운드로 팀의 68-64 승리를 이끈 후 “코로나19 뉴스를 보고 있는데 기자분들이 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처럼 나도 두려운 느낌이 있다”고 걱정했다.

KBL 관계자는 “구단들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국인 선수들의 생각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며 “연맹은 향후 상황이 악화될 것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