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시중은행, 중소·벤처기업 '성장의 동반자'로 나섰다
[상생금융] 시중은행, 중소·벤처기업 '성장의 동반자'로 나섰다
  • 김동호 기자
  • 승인 2020.03.01 09:25
  • 수정 2020-03-01 09:29
  • 댓글 0

은행들, 단순 자금지원 넘어 멘토링, 컨설팅, 생태계 조성 등 적극적 지원 나서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전단지를 모으던 청년은 10년 만에 40억 달러(약 4조 6000억원)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늦은 밤 우리에게 야식을 배달해 주는 '배달의 민족' 앱을 서비스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이야기다.

모텔 청소를 하던 청년은 O2O(온·오프라인 연계) 숙박 플랫폼 '야놀자'의 대표가 됐다. 새벽배송으로 이름을 알린 '마켓컬리', 푸드테크 스타트업 '프레시코드' 등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는 이 외에도 많다.

하지만 창업이 곧바로 '대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처음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서지 못하듯이 창업 초기의 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모든 것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라면 말 할 것도 없다. 이들에겐 부모와 같은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래야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들의 성장에는 경영진과 임직원의 수많은 노력 외에도 투자자, 혹은 후원자들의 다양한 지원이 숨어 있다. 정부 역시 일자리 창출과 저성장 탈피 등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창업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사의 맏형격인 은행들도 세상에 도전하는 청년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 은행들, 과거 단순 자금공급자 벗어나 '성장 동반자'로 탈바꿈

KB국민과 신한, 하나, 우리, IBK기업, NH농협은행 등 시중 주요은행들은 청년 벤처기업 육성과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및 운영자금 지원은 물론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교육과 멘토링, 컨설팅, 사업 제휴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벤처와 스타트업, 중소기업을 돕고 있다. 과거의 단순한 자금공급자 또는 금융조력자 역할을 뛰어넘어 벤처 및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성장의 동반자'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KB국민은행은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스타트업 발굴, 육성을 위한 전사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3월 국내 금융기관 중 최초로 핀테크랩을 설립했으며, 2017년엔 핀테크랩 최초로 공유오피스 기반의 스타트업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이어 2018년에는 우수 기술 스타트업 발굴과 자문 제공을 위해 'HUB파트너스'라는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자체적인 스타트업 육성 강화를 위해 스타트업 제휴와 투자를 위한 별도의 협의회를 운영하며 KB금융의 핀테크랩인 KB스타터스와의 비즈니스 협업과 전략적 투자를 더욱 확대했다. 또한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플러그앤플레이(PNP)와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PNP는 구글과 페이팔, 드롭박스 등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창업 초기 투자에 참여하고 육성한 경험이 있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로, 미국 실리콘밸리 등 전 세계 30여개 지사를 통해 300여개 대기업과 협업하며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KB금융의 이 같은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도 확인된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말 기준, 총 75개 KB스타터스를 발굴해 이 중 39개사와 108건의 비즈니스 협업을 진행했으며, 23개사에 266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에 선정된 레이니스트, 핀다, 페이콕, 페이민트, 지속가능발전소, 공감랩을 육성기업으로 지원했다. 규제샌드박스 위탁테스트 제도 전체 18건 중 12건을 진행해 페이민트, 에잇바이트와 상용화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혁신금융 스타트업과의 협업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2020년에도 KB이노베이션허브의 스타트업 육성과 협업을 위한 공간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스타트업 스케일업 지원 역량을 강화해 KB금융그룹과 협력관계에 있는 혁신금융 스타트업이 해외진출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스타트업의 성장주기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통해 상생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원큐 애자일 랩(1Q Agile Lab)'이다. 이는 하나은행이 2015년 6월 설립한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로, 개별 사무공간 제공과 함께 하나금융그룹 전(全)관계사 내 현업 부서들과의 사업화 협업, 외부 전문가들에 의한 경영 및 세무 컨설팅, 직·간접 투자, 글로벌 진출 타진 등의 광범위한 지원이 이뤄진다.

◆ 중소기업 지원하는 은행들, 고객과도 상생하는 길

중소기업에 특화된 정책금융기관으로 출발한 IBK기업은행 역시 벤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초부터 중소기업의 창업과 성장, 재도약을 위한 동반자 금융 3-up(쓰리업)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특히 2017년 9월 은행장 직속의 창업벤처지원단을 신설하고 이후 2018년 1월 기업고객그룹 내 창업벤처기업부로 재편하면서 본격적인 성과물들을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IBK기업은행만의 창업육성 플랫폼인 'IBK창공(創工)'은 기업은행이 가진 축적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와 컨설팅 역량 등을 바탕으로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월말 현재 IBK창공을 통해 발굴 육성한 창업기업은 총 182개에 달하며, 금융지원은 총 604억원, 멘토링과 컨설팅, 기업설명회(IR) 등 비금융지원도 1484건에 달한다.

또한 창업육성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과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시장의 우수교육자와의 협업을 통해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와 융자, 교육, 멘토링, 컨설팅, 제품 판로개척 및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스타트업은 물론 민관 지원기관과 대학 등에서의 협업 요청도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벤처와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신한금융은 작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 벤처기업협회와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 지원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2년까지 20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총 1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펀드 조성을 위한 기초자금을 출자하고, 이후 고객들이 편드에 가입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은행과 고객, 그리고 중소벤처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이다.

신한금융은 이 외에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금융상품을 출시했으며, 벤처기업협회 추천기업 및 기술우수기업에 대해서도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중기부는 신한금융의 이같은 노력을 인정해 신한금융을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기업)’으로 선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첫 번째 사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은행들도 단순한 자금공급자나 금융조력자와 같은 과거의 역할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유니콘(혁신기업)을 발굴, 육성해 내는 혁신의 주체가 돼야한다"며 "은행과 벤처,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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