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FC서울 ACL 일정 무기한 연기
울산 현대도 퍼스와 홈-원정 뒤바꿔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확산 여파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까지 덮쳤다. K리그1 구단과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앞둔 아시아 팀들이 ‘한국행 보이콧’을 선언했다.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 ACL에 나서는 K리그1 구단들의 고심이 깊어만 간다.

FC서울은 다음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태국 프리미어리그 치앙라이 유나이티드와 E조 조별리그 경기 일정을 연기했다. 자의(自意)가 아닌 타의(他意)였다. 먼저 치앙라이 구단에서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을 이유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AFC가 치앙라이 의견을 받아들였다. 26일 서울에 ACL 홈경기를 연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결국 서울과 치앙라이 홈경기 일정이 뒤로 무기한 미뤄졌다.

코로나 19로 일정이 차질을 빚은 K리그1 구단은 서울뿐만이 아니었다. F조 울산 현대도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다음달 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울산과 만나는 호주 A리그 퍼스 글로리도 AFC에 공문을 보내 한국 원정 거부 의사를 표현했다. 퍼스는 완고했다. AFC의 결정과 관계없이 ‘한국행 불가’를 선언했다. AFC가 울산과 홈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해도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경우 벌금 부과 및 ACL 3년 출전 정지 징계가 예상되지만 이마저도 감수하겠다는 게 퍼스 입장이다.

마침내 AFC는 울산-퍼스 홈, 원정 일정을 뒤바꾸는 것으로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7일 울산과 퍼스의 첫 맞대결이 다음달 18일 퍼스 홈에서 펼쳐진다고 밝혔다. 두 팀의 두 번째 경기는 4월 7일 울산에서 펼쳐진다.

서울과 울산의 동병상련은 2019시즌을 앞두고 큰 악재다. ACL 홈경기 연기로 부담이 생겼다. 시즌 초반 예정된 경기가 계속 미뤄지면 뒤로 갈수록 빡빡한 일정에 시달리는 상황을 맞는다. 앞서 치러야 할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두 배가 된다. 2020시즌 K리그1 개막이 잠정 연기된 것도 문제가 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서울과 울산은 다음달 8일 나란히 인천 유나이티드 홈경기, 강원FC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개막 연기 결정으로 언제 재개할지 알 수 없어 두 팀이 후에 가질 경기 수가 늘어나는 것을 피하지 못한다.

서울, 울산과 함께 K리그1 대표로 ACL 본선을 누비는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의 상황은 그나마 낫다. 수원은 다음달 3일 말레이시아로 떠나 조호르 다룰 탁짐과 G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전북은 하루 뒤인 4일 호주 시드에서 시드니 FC와 만난다. 역시 2차전이다. 서울, 울산과 달리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어 코로나 19 국내 확산에 따른 일정 변경 여파가 없다. 반대로 K리그1 팀의 입국을 금지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수원과 전북이 가야 하는 말레이시아, 호주는 27일 기준 한국에서 오는 여행자(한국인 포함) 입국 금지(몽골, 피지, 베트남, 사모아, 세이셸, 이스라엘, 키리바시 등 21개국) 또는 일시적 제한 국가(오만, 인도, 모로코, 영연방, 카자흐스탄 등 21개국)에 포함되지 않지만 추후 입장을 바꾼다면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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