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 후 인터뷰 하는 류현진. /이정인 기자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어차피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잘 치르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이적 후 첫 등판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봂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회초 홈런 한 방을 허용했으나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날 류현진은 예정대로 2이닝을 소화했다. 3회부터 우완 앤서니 배스에게 공을 건넨 뒤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쳤다. 이후 류현진은 불펜으로 이동해 15개를 던지고 목표했던 투구수를 채웠다. 불펜 투구 후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재미있게 던졌다. 투심을 던지다 홈런, 2루타 맞았는데 그 공빼고 괜찮았다"며 다소 부진한 투구 내용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결과와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이미 개막전 선발이 확정된 류현진이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전력투구를 할 필요는 없었다. 무리하지 않고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류현진의 시즌 준비 스타일이다.

현장에서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전체적으로 제1 선발을 굳힌 상태에서 전력 투구를 할 필요는 없었다. 점검차원의 등판으로 보면 된다"면서 "스카우트들도 역시 좋다고 했다. 1회에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는 집중해서 막아냈다. 뒤에서 보니 체인지업 다양한 구속 변화, 각도 변화가 노련하다"고 분석했다. 

경기 뒤 만난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가서 홈런을 맞은 것 빼고는 매우 좋았다”고 호평했다.

첫 시범경기를 치른 류현진은 투구 수와 구속을 점점 늘려갈 계획이다. 류현진은 다음 등판에 대해 "정확한 날짜는 감독님에게 물어봐야할 것 같다"면서도 "3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다. 50개~60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건강하게 풀타임 시즌을 치른다면 성적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 없다. 무리하지 않고 계획대로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찰리 몬토요 감독을 비롯한 토론토 코칭스태프도 류현진의 루틴을 존중하고 있다. 몬토요 감독은 이날 류현진에 대해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에이스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더니든(미국 플로리다주)=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