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민주당 실세 5인, 위성 정당 또는 외부 정당 연대 논의
정의당 등 거센 반발과 여론의 역풍 돌파 여부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한스경제=박창욱 기자] 더불어민주당 측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26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핵심 인물 5인(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 당 대표 특보단장, 홍영표 의원, 김종민 의원)이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미래한국당) 체제에 맞대응하는 위성정당을 하기로 합의했다. 미래한국당처럼 독자 창당하거나 외부 정당과 연대하는 두 가지 방식이 논의됐다.

앞서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비례민주당’ 논의는 그간 당 일각에서 불가피론이 나오긴 왔지만 당 지도부의 추진 의사가 확인된 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윤 총장은 “(미래통합당이) 저렇게 나오면 우리도 사실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잘 찾아 보면 우리라고 왜 힘을 모을 세력이 없겠느냐”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해찬 대표가 아니면 우리 다섯 사람이 해야 된다”고 말했다.

전해철 의원은 “우리가 왜 비례정당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세울 간판(명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김종민 의원이 “미래통합당이 지금 연동형 비례제의 의미를 완전히 깨부수고 있는데, 그렇게 땀 빼가면서 공들인 선거법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는 점을 앞세우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할 수 없는 참석자가 “(미래통합당이) 탄핵 이야기를 하니까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들은 비례당을 만드느냐, 외부 세력과 연대하느냐를 두고도 논의했다. “왜 힘을 모을 세력이 없겠느냐”는 윤 총장은 연대론을, 김 의원은 “비례 정당을 만들자”며 독자 창당론을 주장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심상정(정의당 대표)은 안 된다”며 “정의당이나 민생당이랑 같이하는 순간, ×물에서 같이 뒹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하기 어려운 한 참석자는 “우리가 먼저 비례 공천을 한 다음에 상황을 봐서 그쪽(비례 정당)으로 사람을 보내야 하는지 등도 문제”라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영입 인사 중 일부가 탈당해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모에 신청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전 의원은 “애초에 선거법 자체를 이렇게 했으면 안 됐다. (전체 비례대표 47석 중) 17석(병립형)과 30석(연동형)도 안 되는 거였고, (연동형) 비율을 더 낮췄어야 했다”며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에 다른 의원들은 "공수처가 걸려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총장은 “우리의 뜻이 확인됐으니 선거법 협상을 맡았던 김종민 의원이 어떤 방향이 돼야 할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까지 다 고민해 다음주에 발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4+1' 연대로 공수처법 통과를 지원하며 선거법 개정을 이끌어냈던 정의당과 민생당 등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또한 선거를 앞두고 급증하고 있는 중간층의 반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현실적으로 비례대표인 위성정당을 만들기까지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봐야 한다. 선거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비례대표로 10석 정도는 건질 것으로 보이지만, 똑같이 꼼수를 썼다는 역풍을 맞아 수도권 등 접전 지역구에서 의석을 잃어 실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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