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DB산업은행,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사 등 소부장 펀드 출시
기업엔 자금 지원하고 투자자에겐 수익 안겨줘 '일석이조'
최근 소재와 부품, 장비 국산화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일명 '소부장' 펀드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소재와 부품, 장비 국산화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일명 '소부장' 펀드가 증시에 단비가 되어줄지 주목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금융권과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소부장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먼저 산업은행은 지난 달 28일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소재·부품·장비분야 블라인드 펀드' 2개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이날 선정된 위탁운용사는 BNW인베스트먼트와 기업은행, SKS PE와 한투PE로, 이들 운용사는 오는 7월 31일까지 각각 1000억원 이상의 펀드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상에 해당하는 소재, 부품, 장비 전문기업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번에 결성될 국내 최대 규모의 소부장 전용펀드를 통해 충분한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혁신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역시 작년 10월부터 자산운용업계와의 논의를 통해 준비한 소재·부품·장비기업 지원을 위한 사모투자재간접 펀드를 지난 달 15일 출시했다. 사모투자재간접펀드는 골든브릿지 자산운용을 비롯해 신한비엔피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품을 출시했다.

이 펀드는 공모형 상품으로, 공모펀드 운용사는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 및 선정한 8개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편입하고, 각 사모펀드는 소재·부품·장비기업(상장/비상장 포함)의 주식 및 메자닌 등에 펀드 재산의 50% 이상을 분산투자할 예정이다.

나재철 금투협 회장은 '이 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우리 기업의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고 그 투자성과가 공모펀드 투자자에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금융투자업계와 함께 우리경제와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투자자에게 성공적인 투자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펀드는 기업뿐 아니라 투자자들을 위한 배려에도 특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최근 해외국채 등 금리연계 DLF(파생상품결합펀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환매 중단 사태 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만약 이 공모펀드가 투자하는 각 사모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사모운용사와 한국성장금융이 사모펀드별로 약 32.4%의 손실(제비용 포함)을 우선 부담하게 되는 구조로 설계돼 공모 투자자들의 투자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펀드 설정 후 48개월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로 설정돼, 투자자들의 환금성 보장을 위해 90일 이내에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작년 하반기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하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소부장 펀드인 'NH-Amundi 필승코리아 펀드'를 출시했던 NH자산운용 역시 최근 추가적으로 '필승코리아30 펀드'를 내놨다. 'NH-Amundi 필승코리아 펀드'는 이미 누적 판매액 2000억원을 기록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이날 기준 수익률은 10.84%다.

한편,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19' 확진자수 급증과 함께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주에만 무려 8% 이상 급락한 코스피는 2120선에서 단숨에 1980선까지 밀렸다. 다만 지난 주말 전해진 미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과 이날 발표된 우리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소식에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15.50포인트(0.78%) 오른 2002.5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총 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은 2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피해가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선 의료 인프라 구축,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긴급자금 지원,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예산을 별도 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 외에도 오는 4월부터 '소부장 특별조치법'의 개정안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소재와 부품 이외의 장비 분야가 정책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업종을 통합하고,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재원확보를 위한 특별회계 설치 등이 주요 내용에 포함됐다. 또한 정책자금 2200억원에 민간자금을 포함 총 4000억원 이상 규모의 소부장 펀드로 결성할 계획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는 심리"라며 "그 심리는 적시의 적절한 액션에 따라 신뢰가 높아져야 긍정적 심리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블랙스완이라는 작용에 대응하는 반작용 액션이 그 회복의 시발점"이라며 "금리인하건, 재정정책이건 돈을 풀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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