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자골프 세계1위 고진영 단독 인터뷰
고진영이 유튜브를 통해 '먹방(먹는 방송)'을 하고 있다. /고진영 유튜브 화면 캡처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내면이 강한 선수다. 그는 독서와 신앙 생활을 이어가며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해졌다. 201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후 본지에 “대회장으로 이동할 때 책 4~5권을 들고 다니고 싶은데 공항에서 초과 적재가 될 수 있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출중한 실력만큼 승부욕이 남다르지만, 놀라운 멘탈로 겸손한 자세까지 갖추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튜브 수익 흑자 시 골프 발전 위해 쓸 것

고등학생 때부터 기독교 신자였던 고진영은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프로골퍼가 되겠다는 각오다. 고진영은 최근 가진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5주년 인터뷰에서 “운영 중인 유튜브 계정의 수익이 흑자로 돌아서면 그 돈을 골프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곳에 쓸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고진영의 유튜브 계정은 ‘고진영고진영고(Golfer Jin Young Ko)’다. 구독자 수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튜브 시작 초기인 지난해 10월 구독자 수는 6000여 명이었다. 5개월 만에 1만 명이 늘어 벌써 1만61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영상물들의 총 조회수는 84만 건을 기록했다.

고진영은 “처음엔 영상 일기를 목적으로 시작했다. 선배들이 LPGA 투어를 뛰는 동안 많이 즐기지 못하고 좋은 곳에 가도 추억을 기록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영상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동시에 저의 추억을 팬들과 함께 나눈다면 더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게재된 영상들의 대부분은 동료 및 선후배들과의 일상이나 대회장에서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담은 것들이다.

혹독한 훈련과 바쁜 투어 생활을 하면서 영상을 찍고 일일이 편집할 시간이 있는지 궁금했다. 고진영은 “촬영은 제가 직접하거나 그 순간 주변에 있는 분들께 부탁을 하는 식으로 한다”며 “영상 원본을 웹하드에 업로드 해놓으면 한국에 있는 제 친구가 다운로드해 기획과 편집을 한다. 제가 하는 것은 쉬는 시간에 촬영하는 것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수익에 대해 묻자 “투자한 금액 대비 30% 정도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아직은 적자다”라고 답했다.

고진영의 캐나다 벤쿠버 여행 모습. /고진영 유튜브 화면 캡처

◆세계랭킹 1위로 도쿄 올림픽 출전 유력

고진영에게 올해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다. 올림픽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운 스윙 시 머리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그는 오는 20일(한국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볼빅 파운더스컵 출전을 시작으로 7월 도쿄 올림픽 개막까지 컨디션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선 세계 15위 이내, 한국 선수 중에서는 상위 4명 이내에 들어야 한다. 고진영은 2일 기준 포인트 8.55점으로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3위 박성현(5.85점), 6위 김세영(5.13점), 10위 이정은(4.64점), 12위 박인비(4.32점) 등과 격차가 커 대회 출전이 유력하다.

고진영은 “올림픽은 종목과 관계없이 운동 선수 모두에게 영광스러운 자리일 것이다. 국가를 대표해 나가 메달까지 획득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고 국민에게도 큰 기쁨이 될 것이기 때문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힘주었다.

그는 박세리(43), 박인비(32) 등 전설적인 선배들과 호흡을 기대했다. 고진영은 “박세리 골프 대표팀 감독님의 선수 시절 모습을 보며 골프를 시작했다. 감독님과 함께 대회에 나서는 것은 저에겐 큰 영광으로 다가온다. 감독님의 발자국을 따라 걷고 싶다”고 바랐다. 함께 출전할 선수들과 관련해선 “(한국 선수들 중 상위랭커인 선수들이라면) 누가 출전해도 이상하지 않다. 모두 경험과 실력이 출중한 최고의 선수들이다. 모두 친하게 지내고 있는 동료들이라 함께 출전한다면 큰 추억이 될 것 같다”며 “특히 (박)인비 언니가 출전하게 된다면 플레이가 기대가 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살아있는 전설이기 떄문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여자골프가 세계 최강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선 “골프에만 적용되는 부분은 아니라 생각한다.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이미 많은 종목들에서 결과로 보여왔다. 땅 덩어리는 작은 나라이지만 하계, 동계 올림픽들에서 ‘톱10’을 여러 차례 이뤘다”라며 “우리 민족의 열정과 끈기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이번에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일본 선수들이 강세를 보일 것 같다. 아기자기하고 정교한 현지 골프장에 맞는 지혜로운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라고 경계했다.

고진영. /LG전자 제공

◆인생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0점

곧 2020시즌을 시작하는 고진영은 “샷 기술, 체력, 멘탈 부분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잘 관리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리듬 있게 관리하면서 시즌을 보낼 생각이다”라며 “올림픽은 꼭 출전하고 싶지만 시즌에 대한 다른 목표는 딱히 세우지 않았다. 늘 잘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실 프로 골퍼로서 이룰 것은 거의 다 이뤘지 않느냐’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인생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라고 했다. 그 이유를 두곤 “나머지 20점은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남겨두겠다”고 언급했다.

고진영은 끝으로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여태까지 저에 대해 좋은 인터뷰와 기사들로 채워주신 점도 감사드린다. 향후 10년, 20년, 나아가 더 오랫동안 한국 스포츠를 위해 양질의 기사를 제공해주시면 좋겠다. 저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그리고 모두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할 것 같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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