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을 노리는 대기업군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기업은 롯데면세점이다. 면세점 업계는 7월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허가를 앞두고 있다. 롯데는 이번 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HDC신라·신세계DF·현대DF·SK네트웍스와 전선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롯데는 업계 라이벌인 신라가 참여한 HDC에 강력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는 호시탐탐 1위자리를 탐하는 신라가 눈엣가시다. 하지만 현실적인 주적은 현대와 신세계다. 롯데는 올해 12월 명동점과 잠실점의 허가 기한이 만료된다. 그런데 이전과 달리 재허가를 받는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7월 신세계와 현대가 면세점 신규허가를 받는다면 롯데 입장에서는 치명타다. 소공동의 경우 면세점 시장을 신세계와 양분하는 것도 모자라 12월에는 신세계의 방해 공작을 받을 수 있다. 현대도 마찬가지다. 현대가 롯데 무역센터점과는 지척, 잠실과도 멀지 않은 삼성동 무역센터 점에 입점할 경우 매출 타격 가능성이 높다. 또 롯데 잠실점은 올해 12월, 롯데 무역센터점은 2017년 신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대가 올해 선정되면 두 곳 모두를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번에 저지하지 못하면 올해 12월과 2017년 역으로 신세계와 현대의 역공에 시달릴 것을 걱정해야 한다. SK(후보지 케레스타)는 현재 롯데가 부지로 선정한 '피트인'과 같은 동대문 상권이라는 점에서 겹친 다는 게 문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규 허가건에 대한 롯데의 전략은 수성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 A는 "롯데가 노리는 것은 신규 허가권 보다 미래의 적에 대한 견재가 주를 이룰 것이다. 싹을 자르기 위해서 강력한 네거티브 전략이 나올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 B는 "롯데는 현재 면세점 업계 1위다. 기존의 쌓아놓은 역량을 전방위로 발휘해 상대들의 약점을 낱낱이 까발릴 것이다. 그들은 경쟁 상대들이 허가를 받아서는 안될 이유와 명분을 누구보다 더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의 좌충우돌에 미소짓는 곳도 있다. 롯데와 면세점 부지에서 전혀 겹치지 않는 한화갤러리아와 이랜드다. 한화와 이랜드는 롯데의 활약 여부에 따라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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