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치원부터 초·중·고 개학 연기로 육아 공백↑
개인사업자인 설계사, 복지 사각지대 놓여
업무·육아 두 마리 토끼 모두 잡기 힘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워킹맘 설계사들의 육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2주 추가 연기됨에 따라 맞벌이 부부들의 육아고충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취업포탈사이트의 설문조사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육아공백을 경험한 맞벌이 부부 비율은 76.5%에 달했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여성 보험설계사 비중이 큰 만큼, 워킹맘 설계사들의 육아공백 부담감 역시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정부의 초등학교 개학 연기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기 자녀를 둔 설계사들의 출근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로 늦추는 ‘육아직원 근무지원 단축’을 시행하고 있다.

또 사무소마다 근무여건을 고려해 일정 비율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장려하며 특히 임산부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취약 직원에 대한 보호를 철저히 하고 있다.

그러나 NH농협생명을 제외한 대부분 보험사에서는 자녀를 둔 전속설계사들에 대한 대책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사 소속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이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대면영업을 자제하는 지침도 내렸지만 설계사는 보험사 정규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이기 때문에 각 보험사의 영업지침도 강제성은 없다”며 “소속 직원이 아니다 보니 따로 육아 공백을 메꾸기 위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설계사 직업 특성상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해 시간을 탄력적으로 관리할 수 잇는 편”이라며 “최근 코로나로 아침조회와 교육, 영업마감 등을 최대한 자제하고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어 설계사들의 육아부담이 일반 직장인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생명보험업계의 설계사 10만9723명 중 77.4%가 여성 설계사다.

또 출산 및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설계사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워킹맘 설계사들은 코로나 사태로 갑작스럽게 커진 육아부담에 막막한 게 현실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이 2주일 추가 연기되면서 전국 학교 개학일은 이달 23일로 미뤄졌다. 교육부가 일선 학원도 휴원 하도록 재차 권고해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워킹맘 설계사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한 보험설계사는 “코로나19로 유치원이 휴원에 들어가면서 아이들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며 "재택근무를 하면서 동시에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 평소보다 업무에 집중하기도 힘들고 지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설계사 역시 “아이들 방학시즌에는 틈틈이 짬을 내 집에 들어와 아이들 밥을 챙겨주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개학이 미뤄지고 방학이 길어져 요즘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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