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문가 "코로나 장기화 시 주택시장 타격 불가피"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주택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여전한데다, 대면거래라는 특성상 거래가 줄면서 가격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날 기준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3237건으로 전달(5807건) 대비 44%가량 감소했다. 10개여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는 동안 집값 상승폭도 한풀 꺾였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14일부터 한 달 간 서울 집값은 0.34%에서 0.15%로 상승폭이 반으로 줄었다. 점차 코로나19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된면 주택 시장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애초에는 코로나19가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12.16 대책의 여파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앞서 메르스가 유행했던 2015년 5·6월엔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지 않았고, 집값에도 변동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외려 서울의 경우 끝엔 0.60%→0.68%로 집값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는 커녕 점차 확산될 양상을 띠자 이들의 전망도 달라졌다. 코로나 발 경기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데다 예상과 달리 그 강도의 세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메르스 당시에는 없던 부동산 규제도 건재한 상황이다.

먼저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BSI는 전월대비 11p 하락한 65를 기록했다. 6개월 만에 하락이다. 비제조업 업황BSI는 전월대비 9p 하락한 64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물경제 위축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그 영향이 1분기에 특히 집중될 것"이라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0%로 0.3%p 하향 조정했다.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p 급락했다. 이 조사 결과는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지기 시작한 지난달 20일 이전인 10∼17일 이뤄진 것으로, 사태 확산 여부에 따라 향후 소비심리는 더 악화될 여지가 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금 시점에서 시장상황에서 함부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추경을 해야 할 만큼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규제가 여전한데다 주택 구매력이 소득에서 나온다고 하면 집값도 버티기 힘들어 진다"고 말했다.

하락 기점은 5월 쯤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로 거래가 끊기면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전 매물이 대거 풀리면서 집값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가 장기화되면 주택 시장에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그 기점은 보유세 기준월인 6월 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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