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NH농협은행 유일하게 영업점 재택근무 허용
고객들 “단축근무라도 실시해야”
은행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은행들은 영업점 재택근무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영업점 직원 재택근무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고객들의 불안감은 커지는 양상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영업점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한 은행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은 오는 6일까지 한시적으로 전국 영업점 직원의 20%를 1영업일 단위로 순환 재택근무하도록 결정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달 28일 본점 총인원의 30%가 재택근무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대부분의 은행들은 본점 직원들에게만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KB국민은행은 본부부서 전체 인원의 15% 정도인 약 400여명 정도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본점 전체 인원의 20% 정도가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부터 본점 직원 가운데 약 20%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재택근무 자체를 검토 중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본점 인원으로 제한한 재택근무를 진행하자 은행 영업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은행 영업점 직원 한 사람이 다수의 고객들을 상대한다며 단축근무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은행원 사례와 확진자의 영업점 방문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3일 경기도 성남공단금융센터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되자 긴급 방역을 진행했다. 

국민은행도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강원도 원주종합금융센터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자 긴급 방역을 실시했으며, 우리은행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자 본점 전체를 집중 방역했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영업점의 역할을 한시적으로나마 줄여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의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비대면 거래 건수는 총 3567만건으로 전년 동기 3410만건 대비 4.6% 늘었다. 

또 은행들 스스로도 비대면을 통한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인터넷·모바일 수수료 등을 면제하는 등 비대면 거래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영업점에 직원을 둘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영업점 직원들의 재택근무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들과 최접점에 있는 영업점이 재택근무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며 “영업점 방문 고객 대부분이 비대면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이고 내점 고객이 줄어들긴 했지만,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 직원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본인확인이 필요한 업무도 있고 영업점 내부의 자료를 외부로 반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은 대구·경북 지역 영업점의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정하는 등 개점과 폐점 시간을 각각 30분씩 줄여 총 1시간 단축근무 중이다.

김형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