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품고 날아오를까?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품고 날아오를까?
  • 김동호 기자
  • 승인 2020.03.03 15:16
  • 수정 2020-03-03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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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로 LCC 독보적 1위...전체 항공업계 2위인 아시아나도 넘봐
증권가, 대외적 환경 최악...재무적 안정성 확보해야
국내 LCC 1위 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지난 2일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고 밝혔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업체인 제주항공이 LCC업계 5위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항공업계의 어려운 영업환경을 감안하면 매우 과감한 행보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우려스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최근 대외환경을 감안할때 당장 부담해야 할 재무적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인수로 인한 시장점유율 확대와 신규 항공노선 확대,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용절감과 운영의 효율화 등을 긍정적 요소다.

투자자들은 일단 제주항공의 결정을 반기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일 제주항공 주가는 한때 전일대비 21%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이어 3일에도 장중 16% 넘게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부진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의 영향을 받으며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제주항공 주가는 전일대비 1400원(7.02%) 오른 2만1350원에 마감됐다. 이날 개장 초 16.29% 급등하며 한때 2만3200원까지 올랐던 제주항공 주가는 이후 상승폭을 다소 반납했다.

전날 역시 장중 한때 21% 넘게 급등했던 제주항공은 장 후반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결국 0.75% 하락한 1만9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그간 제주항공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LCC업계의 경쟁심화로 인한 실적 우려가 주된 이유다. 지난 2018년 5월 장중 최고가인 5만2000원을 기록했던 제주항공은 현재 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LCC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외에도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이 있다. 제주항공이 홀로 6% 이상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LCC들은 각자 1~3% 가량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항공업계로 보면 국내 항공사 중엔 대한항공이 15.4%, 아시아나항공이 10.8%의 점유율로 1위와 2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을 8.7%까지 끌어올리게 되면 LCC 내의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킴과 동시에 전체 항공사 중 3위의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좀 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2위인 아시아나항공의 자리 마저 넘볼 가능성도 있다.

전날 제주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 지분 51.17%를 545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인수 금액은 총 545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인수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합의했던 인수 금액 695억원보다 150억원 낮아졌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을 반영한 결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인수대금 차액인 430억원을 추가로 납입해야만 한다. 납일일은 이스타홀딩스 지분 취득 예정일자인 오는 4월 29일이다.

증권가에선 제주항공이 작년말 기준으로 15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론 이스타항공 인수대금을 지불하기에 충분한 금액이지만, 현재의 어려운 항공업황과 현금유출 속도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너지는 기대되나, 현재의 극단적인 (항공)업황을 감안하면 리스크 요인이 있다"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유동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사상 최악의 영업환경"이라며 "이익 창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운영 기재 확대로 인한 영업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운용 기재 확대와 인력 증가로 고정비가 증가하면 이에 따른 현금성 자산의 유출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 2월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동월 대비 47%나 급감했다"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51%, 64% 역신장해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만으로 제주항공이 LCC 재편의 승자라는 확인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스타항공을 정상화시킬 만큼 재무적 체력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주가 반등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해 "국내 항공업계는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 및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