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6월로 연기된 가운데 대회의 차질없는 개최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한국 탁구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미항(美港)의 도시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0 하나은행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연기됐다. 애초 22~29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선수권은 국제탁구연맹(ITTF)의 권고로 세 달 후인 6월21~28일로 연기됐다. 

ITTF 측은 2020 도쿄올림픽(7월24일 개막) 이전에 이번 대회를 개최해야 최우수 선수 참가를 확보할 수 있고, 올림픽 직전 개최할 경우 각국 선수단의 전지훈련장으로 부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6월 개최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여름의 문턱인 6월 말,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냐다. 애초 전문가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3~4월에 접어들면 코로나19가 차츰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각종 연구들은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홍콩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바이러스학 발달)에 발표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더운 환경에서 생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섭씨 22~25도, 습도 40~50%에서 5일 이상 생존하던 바이러스는 섭씨 38도, 습도 95% 수준에서 생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반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연구팀이 국제학술지(감염과 공중보건저널)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경우 고온과 높은 자외선지수가 발병위험을 높이고 낮은 상대습도와 느린 바람이 발병위험을 낮춘다는 분석을 내놨다. 

애초 3월22일부터 29일까지 열리기로 했던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6월21일부터 28일로 연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스는 중국에서 2002년 12월 말에 처음 등장해 2013년 7월 종식됐다. 메르스는 2012년 중동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으며 2015년 5월 우리나라에 전파 돼 그 해 12월 종식됐다. 통상 한 번 창궐한 바이러스는 6개월 이상 지속됐는 경우가 많았다. 1월 말 국내에서 발병한 코로나19는 지난달 20일 국내 첫 사망자를 낸 데 이어 4일 0시 기준 국내에서만 모두 5328명의 확진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이 기간 사망자는 32명으로 껑충 뛰었다. 전체 신고 환자는 13만1379명이며 이 중 2만8414명이 검사 중이다. 이들을 제외하고 10만296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5255명이 격리 중이다. 

한편 세계선수권이 연기된 건 1999년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 대회 이후 역대 두 번째다. 당시 코소보 내전으로 인해 두 차례 대회가 연기됐고, 결국 개인전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단체전은 이듬해인 2000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렸다. 두 사례를 계기로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개인과 단체전이 분리돼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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