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2% 이상 급등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왔다. 4일 국내 증시(코스피)는 8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2%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실적둔화 우려로 연일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매수세로 돌아섰다.

간밤 연준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외국인들의 캐리트레이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리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국가의 자금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투자방식이다.

이에 힘입어 최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때 1980선까지 급락했던 국내 증시는 사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2060선 탈환을 목전에 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5.18포인트(2.24%) 오른 2059.3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1523억원 가량 주식을 순매수했다. 앞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7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총 4조5568억원 가량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시총 상위주를 쓸어담으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무려 3.6% 급등세를 보이며 5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LG화학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들이 1~2% 가량 상승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SK텔레콤과 엔씨소프트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6%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24억원, 1704억원 가량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들의 대규모 주식 순매수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 연준의 이례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달러당 7.4원 하락한 1187.8원에 마감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8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며 전날 미국 증시와는 대조적인 상승세를 보였다"며 "원화 강세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업종별로도 외국인이 순매수 전환한 전기전자,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가 시장을 주도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강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대비 14.91포인트(2.38%) 오른 641.73으로 마감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989억원 가량 주식을 사들였다. 여기에 기관 투자자가 419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들은 1350억원 가량 순매도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 역시 시총 상위주의 상승세를 눈길을 끌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CJ ENM, 펄어비스, 스튜디오드래곤 등 시총 상위주는 2~3% 가량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에이치엘비와 휴젤은 각각 4.0%, 1.7% 가량 하락했다.

한편, '코로나19' 등 악재의 영향력이 점차 둔화되면서 증시의 반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경민 연구원은 "대구, 경북을 제외한 여타 지역의로의 확산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국내 코로나19 공포도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신규 확진자수의 정점통과가 가시화된다면 (시장의) 공포심리는 제어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유동성, 투자환경은 우호적"이라며 "코스피의 낙폭은 제한적이고 반등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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