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권 "3월~4월 중 한은 금리인하 전망"
한은 "3월 중 임시 금통위 개최여부 예단하기 어려워"
금리인하 단행한 캐나다, 집값 상승 우려 목소리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줄줄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한국은 언제 인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일 긴급 간부회의를 마친 후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에 의한 경제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의 조치로 정책금리가 국내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다만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 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가 최근 긴급 간부회의를 진행한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있었다.

미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00~1.25%로 0.5%p 인하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하 결정 직후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의 강도와 지속성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고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기습적인 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1월(0.75%p)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또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언급을 반복하며 향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중앙은행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금리인하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충격을 감안해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고, 모든 적절한 정책 수단을 다 사용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적절한 재정적 조치를 포함해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역시 최근 금리를 인하했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중앙은행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도 지난 2월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하향 조정하며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0.5%p 내린 1.25%로 내렸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로 처음이다. 지난 3일에는 호주 중앙은행인 호주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0.25%p 인하했다.

캐나다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캐나다 부동산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브라이언 오씨는 "금리인하 발표 후 온타리오주 토론토 주택시장에서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퀘벡주에서 유학 중인 A씨는 "금리인하는 대부분 경제활동을 자극시키려고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인하한 금리가 과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부동산 시세 인상에 타격이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 역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이르면 3월 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거나 늦어도 오는 4월 9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0%로 인하할 것을 전망된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G7 국가들의 공조체제가 확인됐다"며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점을 고려할 때 4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한은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전에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 시점에서 임시 금통위 개최여부를 예단해 말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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