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왼쪽)과 김재환이 코로나19 여파로 KBO리그 개막 연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외 진출에 차질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문학 SK 와이번스-삼성 라이온즈, 광주 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 고척 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 대전 한화 이글스-KT 위즈 경기를 시작으로 개막을 예정했던 KBO리그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가 불가피하다. KBO는 3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매주 상황을 지켜본 뒤 개막 일정을 저울질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준비를 위해 최소 2주 전에는 개막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따라서 14일까지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28일 개막은 연기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1주일 단위로 개막을 미루는 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유력하다. 

KBO리그 연기에 따른 나비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애초 2020시즌 KBO리그는 28일 개막해 9월 30일까지 일정으로 진행될 계획이었다. 7월 24일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을 고려해 이날부터 8월 10일까지 올림픽 브레이크도 포함돼 있다. '우천 취소가 없다'고 전제하면 2020시즌 정규리그를 포함해 한국시리즈의 종료 시점은 10월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천 취소가 나오면 시즌은 11월 초에나 끝날 수 있다. 역대 가장 늦은 한국시리즈 종료일은 11월 12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있었던 2018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현재로선 11월 초에 2020시즌이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단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대구·경북을 연고지로 한 삼성의 홈 개막일은 다음 달 3일이다. 예정된 대로 대구 개막전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잠실구장은 현재 코로나19 선별 진료소로 사용되고 있다. 프로야구 개막을 위해 잠실구장의 선별진료소를 다른 곳으로 옮길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 때문에 4월 중순 개막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크다. 

만약 시즌 개막이 4주 늦어진 4월 25일로 미뤄진다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키움의 김하성, 두산의 김재환, SK의 박종훈 등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2020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4월 중순으로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앞으로 KBO의 선택이 주목 받고 있다. /연합뉴스

4월 25일 시즌 문을 열면 각 팀은 과거와 비교해 대략 24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출발선에 선다. 더블헤더를 포함하더라도 홈 원정 경기수를 맞추는 일정이 만만치 않다. 더구나 올해엔 올림픽 브레이크까지 있다.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정규시즌 일정도 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칫 잘못하면 포스트시즌이 11월 말을 넘어 12월에나 끝날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유계약(FA) 자격 선수들 중 국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의 일정이 꼬인다. 규정상 FA 자격 선수 공시는 한국시리즈 종료 5일 뒤며 2일 동안 FA 신청을 받아 최종 FA 선수를 공시한다. 국외진출자격 여부 판단이 FA 자격 여부와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FA 공시가 늦어지면 포스팅 시스템을 거친 빅리그 진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현행 한미 협정에 따르면 포스팅 마감 시한은 12월 5일이다. 김하성, 김재원 등의 빅리그 진출에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10개 구단의 전력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 역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4월 25일에 개막하면, 10개 구단은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말까지 대략 절반인 77경기 내외를 치르게 된다. 절반 남짓한 결과를 보고 성적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시즌 최종 목표가 선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 트레이드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8월 15일까지인 외인 교체 시점도 마찬가지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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