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KBL 리그를 떠난 외국인 용병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의 거취가 향후 순위싸움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자진 퇴출' 의사를 밝힌 KT 앨런 더햄, 오리온 보리스 사보비치, KT 바이런 멀린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전력의 반을 잃고 제대로 리그를 소화할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용병들이 전력에서 이탈한 일부 구단을 바라보는 농구계 안팎의 시선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용병 선수의 자진 퇴단 사태를 두고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 폭탄"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부산KT 외국인 선수인 앨런 더햄(32)과 바이런 멀린스(31)가 코로나19에 불안감을 느껴 자진퇴출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자진퇴출할 경우 KBL에서 영구제명되지만 이를 감수하고 떠난 것이다. 이들이 떠난 후 KT는 지난달 27일 서울SK에 74-95, 지난달 29일 전주KCC에 64-97로 대패하는 등 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27일에는 고양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33)도 아내 출산을 이유로 한국을 떠났다. 사보비치는 전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염에 대해 걱정하는 말을 해 다시 입국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KBL리그는 4주(3월1일~28일)간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부를 보고 리그 재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재개막을 염두하고 있지만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

리그 재개 못지 않게 KBL 10개 구단의 가장 큰 근심은 외국인 선수가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이미 한국을 탈출한 용병 이외에도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KBL로 복귀하지 않을 선수도 많다. 원주DB의 치나누 오누아쿠, 칼렙 그린 그리고 인천전자랜드 트로이 길렌워터, 머피 할로웨이 등의 거취도 장담할 수 없다.

반대로 용병 관리를 잘 한 구단도 있다. 서울 SK 자밀 워니와 애런 헤인즈, 그리고 안양 KGC 브랜든 브라운과 덴젤 보울스는 잠시 한국을 떠나지만, 휴가 개념으로 무조건 복귀를 약속했다. 창원 LG, 전주 KCC, 서울 삼성, 울산 현대모비스도 외국인 선수 걱정을 덜어놓은 상태다.

결국 전력의 반이라는 용병을 잘 달랜 구단이 리그 재개 후 상대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만약 선두 원주DB가 용병 2명을 잃거나 KT가 새 외국인 선수를 구하지 못한다면 선두 싸움과 6강 판도는 크게 요동칠 수 밖에 없다. KBL이 용병의 거취에 따라 순위표와 왕좌의 향배가 흔들리는 역대급 복불복 리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동시에 10개 구단은 용병을 잡아야만 순위경쟁을 할수 있는 처지로 내몰렸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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