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밤 11시 잠드는 청소년보다 약 1.3배 "자살 생각"
장성인 연세대 교수 연구팀, 취침시간·자살 생각 상관관계 분석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청소년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자살 생각 및 자살 계획을 하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는 청소년의 늦은 취침시간이 자살 생각과 자살 계획을 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6일 밝혔다.

장성인 교수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비구) 국가들 중 자살률이 1위이며, 특히 청소년 자살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9살에서 24살까지 청소년의 자살률은 2017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7.7명으로, 청소년 사망 원인 중 1위로 나타났다. 또 지난 3년간 자살 혹은 자해를 시도했던 청소년도 매년 2천 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청소년들의 자살은 그들의 취침시간과도 연관이 있다.

한국 청소년들은 학업이나 늦은 시간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인해 평균 수면시간이 다른 나라 청소년들과 비교해 매우 짧은 편이다. 그간 많은 연구에서 불충분한 수면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이에 연구팀은 취침시간과 정신건강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자살 생각 및 자살 계획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청소년건강행태조사 2017년 자료를 이용해 총 4만8218명(남자 2만3391명, 여자 2만4827명)을 대상으로 취침시간과 자살 생각 및 계획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청소년들의 평균 취침시간을 '오후 11시 이전', '오후 11시∼익일 오전 1시 30분', '오전 1시 30분 이후' 3개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이 결과, 새벽 1시 30분이 넘어 잠자리에 드는 청소년은 오후 11시 이전에 취침한 청소년보다 자살 생각을 1.3배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조건에서 자살 계획 위험도 1.3배(남 1.4배, 여 1.2배) 높았다.

제공= 연세대의대

연구팀은 평소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부모 또는 선생님과 마찰이 있거나 학업 성적 등으로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 늦어지는 취침 시간에 비례해 자살 생각과 자살 계획을 각각 더 많이 하는 특징도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살 생각을 한 사람이 1년 안에 자살 계획이나 시도를 할 확률이 60%에 가깝다. 결국,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이 자살을 막기 위한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진 것처럼 청소년들의 취침시간에 관심을 갖고 살핀다면 청소년들을 자살이라는 위험으로부터 사전에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성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청소년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그들의 자살 생각 및 자살 계획을 하는 것과의 연관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청소년들이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에 대해 부모님과 선생님이 더욱 관심을 가진다면 그들이 자살 생각이나 자살 계획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 IJERPH’(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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