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W’의 송재정 작가, ‘아이가 다섯’ 정현정 작가, ‘청춘시대’ 박연선 작가

[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들만 믿고 보나? 드라마 작가들도 믿고 보는 시대다. 일찌감치 스타작가 꼬리표를 단 김은숙, 김은희, 박지은이 아니더라도 흥행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소리다. 전작의 흥행은 후속작의 입소문을 가져오고 곧 시청률로 직결된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MBC 수목극 ‘W(더블유)’는 tvN ‘인현황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나인)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의 작품이다. 전작 ‘인현황후의 남자’에선 부적을, ‘나인’에서는 향을 이용해 타임슬립을 했는데 ‘W’에서는 웹툰과 현실이라는 차원을 오고 간다. 송 작가는 판타지 설정 속에 스릴러부터 로맨스까지 다채롭게 담아내는 재주를 연달아 펼쳐내고 있다.

‘W’는 현실 세계 초짜 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 절정 웹툰W에 끌려들어가면서 완벽한 남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나리오 설정만 보자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드는데 송 작가는 맥락있게 차원을 넘나들며 장르의 변주를 이어간다. 초반엔 판타지로 호기심을 자극하더니, 강철의 생사 위기로 공포감을 형성하고 오연주와의 비현실 로맨스로 달달함을 유발하고 있다. 여타 드라마들에서 봐왔던 주체적인 남주인공과 끌려가는 여주인공이 아니라, 남녀주인공 모두 각자의 세계에서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탄탄한 필력을 바탕으로 시청률은 매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쟁작 KBS2 ‘함부로 애틋하게’보다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시청률을 따라잡았다. 최근엔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터지면서 최고 시청률은 19.1%까지 치솟았다.(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집계기준).

KBS2 주말극 ‘아이가 다섯’은 모든 방송을 통틀어 유일하게 시청률 30%을 돌파했다. 오랜 고정 시청층을 보유한 시간대라는 이점이 작용한 것도 있지만 ‘아이가 다섯’은 막장 없는 주말극으로 사랑받고 있다. 성훈, 신혜선, 안우연, 임수향 등 청춘스타들도 탄생했다. 배우와 제작진은 뜨거운 시청자 반응에 힘입어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 세부로 포상휴가도 떠난다.

드라마 흥행 중심엔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KBS2 ‘연애의 발견’을 쓴 정현정 작가가 있다. 로맨스 장르에 특화된 정 작가의 주말극엔 사별, 불륜, 겹사돈 등 묘하게 얽히고설킨 커플들이 많다. 남녀의 사랑을 기본으로 다양한 연애와 결혼 방식을 풀어낸 셈이다. 특이한 점은 드라마에서 꼭 한 명쯤 밉상이 있을 법도 한데, ‘아이가 다섯’엔 어쩐지 밉지 않고 하나같이 모두 공감되는 캐릭터들이다. 설득력 있고 짜임새 있는 전개로 캐릭터들이 골고루 사랑받고 있다. 방송은 오는 21일까지로 2회나 남았는데 촬영은 17일부로 모두 끝났다.

JTBC ‘청춘시대’는 꼭 봐야 할 멜로 명작으로 회자되는 ‘연애시대’를 집필한 박연선 작가의 첫 종합편성채널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첫 방송은 대중의 관심 속에 1.3%로 출발했는데 2회부터는 시청률이 0%대로 추락했다. 드라마 주시청층인 여성들을 사로잡을 남주인공도 없는데다가 흥행파워 없는 한예리, 한승연, 박은빈, 류화영, 박혜수라는 조합도 기대 밖이었다.

하지만 ‘청춘시대’는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중반부인 6회부터 다시 첫 방송 시청률을 되찾았다. 온라인에선 시청자가 꼽은 명장면과 명대사가 회자되고 다섯 여대생 캐릭터의 매력에 대한 반응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드라마는 그저 꾸미길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청춘들이 각자 살고 있는 삶의 방식 속에서 때론 좌절하고 때론 극복하는 성장스토리를 촘촘하게 담았다. 무더위를 잠시나마 식혀줄 공포 요소도 숨어 있다. 인간의 여러 감성을 펼쳐내면서도 힘있게 전달하는 박 작가의 필력이 시청률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흥행 조건의 8할은 대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로운 상황과 맛깔스런 대사를 갖췄다면 일단 절반의 성공이다”라며 “배우 캐스팅도 중요하지만 일단 대본이 잘 나와야 좋은 캐스팅도 가능한 법”이라고 말했다.

사진=MBC ‘W’, KBS2 ‘아이가 다섯’, JTBC ‘청춘시대’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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