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진찍어 본사로 전송… 전 과정 들여다 봐
고객도 확인할 수 있어… 신뢰감 ‘높아’
9일 영등포구 당산동 리하우스 현장 모습. /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한샘이 차세대 먹거리로 리모델링 사업을 낙점했다. 지난 2016년 스타일 패키지 사업을 담당하던 '한샘IK' 사업부를 '한샘리하우스'로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매출 5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한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38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3%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10.7% 증가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리하우스 성장 덕분이라는게 한샘의 평가다. 실제로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량은 2019년 1분기 620세트에서 4분기 3016세트로 5배가량 늘었다.

그렇다면 한샘의 리하우스는 어떻게 치열한 리모델링 시장 속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까. 현장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9일 영등포구 당산동 한 아파트를 방문했다. 작업이 시작되기 전 공사 현장과 어울리지 않는 생소한 소리가 들렸다. ‘찰칵 찰칵’ 현장을 촬영하는 카메라 셔터음이었다.

이 사진은 오전에 당일 공정과 진행·특이사항 등과 함께 카카오톡으로 한샘 본사에 보내졌다. 또 메시지에는 작업자는 몇 명인지 누구인지 실명까지 포함돼 있었다. 공정을 누가 담당하는지 확인해 품질 문제에 대한 책임소지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한샘 측의 설명이다.

보고 사항은 요청만하면 고객도 받아볼 수 있다. 매번 본인 집을 방문해 시공 과정을 살펴보는 수고를 덜어낸 셈이다. 고객 A씨는 "사실 이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며 "볼일이 있어 공사현장에 못 나오는 날에는 항상 이렇게 SNS를 통해 공사 진행과정이 공유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목재를 자르고 줄자가 펼쳐지는 소리는 촬영이 끝난 후에야 들려왔다. 이날은 월플러스(벽면 타일)과 토목 공사가 진행됐다. 시공 일정은 사전에 조율된 계획대로 진행되는데, 예컨대 10일은 창호 11일은 목공과 벽면 타일 부착 등의 순서로 공사가 이뤄진다는 얘기다.

시공 스케줄이 그때 그때마다 바뀌는 일은 드물다. 스타일 패키지 라인업 때문이다. 스타일 패키지 스타일 상품은 일종의 기본적인 리모델링 디자인 틀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사용될 자재 및 구조 등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갑자기 설계가 바뀌는 게 드물 수 밖에 없다.

한샘은 11종의 스타일 패키지 상품을 운영 중이다. 고객들은 몰딩과 부엌가구, 창호 등 제품을 하나하나 직접 선택할 필요 없이 공사에 앞서 스타일 패키지 상품 중 하나만 선택하면 된다.

점심이 지나고 오후가 되자 서류철을 든 한샘 본사 직원이 현장을 찾았다. 이 직원은 현장 곳곳을 둘러보며 오전에 보고됐던 공정 과정에 대해 두들겨보거나 만져보면서 하나하나 확인했다.

이날 만난 한샘 A 차장은 "매번 현장을 방문해 공정 사항을 확인한다"며 "시공이 잘 되고 있는지,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지 파악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샘은 리하우스를 본사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이 아닌 개인들이 운영하는 대리점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출되는 고정비는 줄었지만 품질과 AS 문제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매번 리모델링 사업장 마다 본사 직원을 파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샘은 품질과 관련해 강력한 조치를 하고 있다. 보고사항과 다른 시공이 이뤄졌거나, 자재가 다른 것이 사용됐다면 즉각 해당 근로자의 계약은 해지된다. 한샘 관계자는 "품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처음부터 강력한 조치를 취해 품질저하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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