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프로배구.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배구가 리그 재개를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프로배구 V리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로 개최했고, 선수와 팬들의 안전을 위해 3일부터 리그를 중단했다. 막판 순위 싸움을 펼치던 남자부와 여자부 각 구단은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진정 될 때까지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연맹 사무실에서 남녀 13개 구단 사무국장들이 모이는 실무위원회를 개최해 리그 재개 시점, 향후 리그 운영 방안 등을 논의 할 계획이다.

이날 실무위원회에서 리그 재개 여부가 결정되진 않는다. 리그 재개 결정권은 13개 구단 단장들이 모이는 이사회에 있다. 이사회는 이달 중 열릴 예정이다.

KOVO는 정규리그를 현재 순위대로 끝내고 포스트시즌으로 들어가는 방안, 일정을 빡빡하게 짜서라도 정규리그를 모두 마치고 포스트시즌으로 들어가는 방안,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 일정을 모두 줄이는 방안 등 여러 시나리오를 고민해왔다. KOVO는 그동안 검토해온 안들을 실행위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구단마다 처한 상황과 생각이 달라서 실행위에서 다양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KOVO 관계자는 “남·녀부 모두 순위 싸움을 펼치던 상위권 팀들과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진 팀들의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실행위는 구단들의 의중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구단 사무국장은 포스트시즌을 축소하거나 더 나아가 개최하지 않는 한이 있더라고 정규리그 일정은 예정대로 끝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남자부 구단 사무국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대로 정규리그를 끝내고 순위를 정하면 나중에 뒷말이 나올게 뻔하다. 선수들도 한 시즌 동안 고생한 것을 인정 받고 싶은 마음도 크고, FA 자격기준 등도 얽혀 있기 때문에 정규시즌을 예정대로 마쳤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한 여자구단의 사무국장도 “이대로 정규리그를 종료하면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규리그 일정을 완전히 마쳐야 팬들에게도 인정 받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리그 재개 시점도 고민이다. KOVO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 시즌 후 예정된 여러 일정을 소화하려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4월 중순까진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단된 정규리그를 완전히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려면 이달 중순엔 리그를 재개해야 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에 섣불리 리그의 문을 다시 열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안심한 단계가 아니다.

KOVO는 매주 상황을 체크 하면서 구단들과 함께 리그 재개 시기를 고민할 계획이다. KOVO 관계자는 “리그가 4월 중순이 넘어서 끝나면 다음 시즌 일정도 꼬여버린다.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에는 리그를 재개해야 한다.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구단들과 함께 리그 재개 시기를 고민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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