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광명두산위브트레지움, 10억5000만→11억2000만원
전문가 "강남 내집마련 어려워져 대체수요 몰린 듯"
수원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정부가 계속해서 부동산 규제를 내놓고 있음에도 광명과 하남 등 경기도 곳곳에서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에서 내집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대체수요가 이들 지역으로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 '광명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면적 125㎡가 지난달 22일 1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전고가는 지난해 10월 거래된 10억5000만원이었다.

하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하남시 대장주로 꼽히는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2017년 준공) 전용면적 97㎡는 지난달 22일 11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말 같은 주택형이 신고가 11억3000만원을 경신한 이후 재갱신한 사례다.

당초 이 주택형은 중저가인 9억원 아래의 가격대였다. 지난해 6월까지만하더라도 8억4500만원에 실거래가가 기록됐으나, 현재는 호가를 12억5000만원까지 부르고 있다. 전용 84㎡도 지난해 12월 실거래가 10억원을 찍은 후 현재 11억원에 호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성남 분당구에서도 9억원 초과의 고가주택에서 신고가가 나왔다. 시범삼성 전용 133㎡는 지난 2월20일 전고가(13억5500만원)에서 5000여만원 오른 14억원에 실거래가가 찍혔다. 현재 해당 주택형은 호가가 14억원부터 시작한다.

이들 지역에서의 신고가는 모두 2.20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거래된 건이다. 물론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라면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규제였다지만, 연이은 규제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가운데 고가 주택이 최고가를 갈아치우자 업계에서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2.20 부동산 대책이 정조준한 조정대상지역에서도 신고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화성 동탄에서는 39평대가 11억원의 거래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 101㎡는 지난달 22일 10억9700만원에 실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로 집을 사기 어려워진 강남 대신 인근 인기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대출이 금지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에선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제2의 강남이라고도 불리는 하남쪽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고가 아파트의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9억원 이하 중저가 뿐만 아니라 고가 아파트에서도 집값 '키 맞추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투기과열지구 뿐 아니라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 시점에서 고가주택의 신고가 갱신은 다소 의아한 상황"이라며 "중저가 외에 고가아파트도 급등한 서울 지역 집값을 따라가는 키맞추기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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