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절반 가까이가 2020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7월24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을 바라보는 개최국 일본 국민의 마음은 어떨까.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6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1240명의 응답을 받았다. NHK는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보는가"라고 물었고, 응답자의 45%는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개최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은 40%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불거진 방사능 공포 등 여러 대내외적 악재에 일본 국민들 역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NHK는 이같은 조사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일본 국민의 이런 부정적인 시각에도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7월24일 개회를 공식화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3일(현지시각) 열린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EB)에서 도쿄올림픽에 지지 의사를 보냈다. 이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바흐 위원장은 7월24일 예정대로 개회하겠다 등 시기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코로나19 사태 추이 등에 따라 연기 내지는 취소 가능성을 남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20 도쿄올림픽 개최지 일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좀처럼 의심의 눈초리가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바흐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개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야구예선 첫 경기를 관전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NHK는 도쿄올림픽조직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흐 위원장이 7월29일 후쿠시마현 현영아즈마구장에서 열리는 야구 첫 경기를 관전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이라고 명명하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가 가장 컸던 일부 지역에서 경기를 분산 개최한다. 가장 상징적인 장소인 후쿠시마현에선 일본의 '국민스포츠'인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미야기현에선 축구 경기를 갖는다. 

하지만 한국 등은 꾸준히 아즈마구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있어 방사능 피폭 우려가 있다고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설문에서 NHK는 "코로나19에 불안감을 느끼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응답자의 74%가 "매우" 또는 "어느 정도"라고 답했다. 또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아베 정부의 대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단 6%만이 "매우 평가한다"고 답했고, "평가한다"는 43%였다. 반대로 "별로 평가하지 않는다" 34%,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 13%로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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