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많은 이들이 여행이나 문화생활 등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약국, 편의점 등에서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던 마스크의 품귀현상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이 같은 사회적 변화는 연예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연 취소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부터 해외 활동 등에 대한 심리적 위축까지. 코로나19 여파로 흔들리는 연예계 이모저모를 조명해 봤다.

연일 계속되는 공연 취소 사례들. 포털사이트 캡처.

■ 코로나19로 공연 잇단 취소, 시름하는 공연계

이번 사태로 가장 일찍부터 타격을 받기 시작한 건 공연계다. 코로나19가 갑자기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달 중순께부터 공연 취소 여파를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2~3월 공연이 대부분 취소된 데 이어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으로 번지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공연 성수기라 일컬어지는 4~5월 공연과 페스티벌들까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예약 취소건은 대부분 위약금 없이 취소되기에 공연 기획사들은 1분기 극심한 적자에 시달릴 전망. 여기에 그린데이, 미카, 칼리드, 스톰지, 케니 지 등 해외 스타들도 모두 3, 4월로 예정된 내한 공연을 잠정 연기함에 따라 내한 공연 관련사들 역시 치명타를 입었다.

공연 강행을 결정한 입장에서도 마냥 상황이 편하진 않다. 공연을 강행할 시 손소독제, 관객들의 발열을 체크하기 위한 장비 등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역시 공연을 기획할 당시에는 예기치 못 한 추가 비용이기 때문이다. 또 "이 시국에 무슨 생각으로 공연을 강행하느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홍보를 하지 못 해 객석을 채우지 못 하고 있는 공연들도 많다. 한 관계자는 "취소하는 건 취소하는대로 손해고 강행하더라도 티켓 판매율이 너무 저조하니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공연 한다고 크게 알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더 답답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 스태프 줄이고 줄여도… 연예계도 '마스크 대란'

경제적인 손실만 있는 건 아니다. 많은 이들이 마스크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방 촬영 등을 앞두고 며칠 분의 마스크를 구입해야 하는 경우 정말 난감하다고. 최소 인원으로 현장 스태프를 구성하고 로케이션을 줄여도 마스크를 소비량에 맞춰 대기가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영화 스태프는 "이렇게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부터도 마스크 구입이 쉽지 않았다"며 "지방 촬영 때문에 일주일 분의 마스크가 필요했다. 대략 2000개 정도 됐다. 근데 그렇게 대량을 구입하는 게 쉽지 않았다. 지방 촬영을 가면 마스크 구입할 곳이 더 없어지니 반드시 구해서 가야 했는데 정말 난감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한 스태프의 지인을 통해 마스크를 1장당 2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고.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스타들이 해외 스케줄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많아졌다. 해외 공연, 프로모션 일정 잡기 어렵게 된 데다 슈퍼주니어, 스트레이키즈, CJ ENM의 'KCON 인 재팬'처럼 갑작스러운 일본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로 급박하게 공연 취소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

또 출국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더라도 해외 스케줄을 소화하는 건 눈치가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 황보는 진난 달 말 자신의 SNS에 프랑스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이 시국에 왜 해외에서 민폐냐"는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달 열린 '이탈리아 패션위크'에 참석했던 아이유, 한예슬, 황민현, 청하 등 스타들도 청하의 스태프 가운데 두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이 시국에 패션위크 가서 옷 보고 앉아 있느냐"는 원색적인 비난에 시달렸다. 연예인들의 '일정'을 단순 '여행'이라 인식한 오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스타들은 대외 활동이나 외출 등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스타들과 함께 발을 맞추는 패션, 미용업계 등도 피해를 입고 있다. 국내에서는 확진자 증가세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해외 사정은 그렇지 않은 상황. 엔터계의 시름은 한동안 계속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포털사이트 뉴스 화면 캡처, CJ ENM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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