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뉴욕증시, 초장기 강세장 종료 후 약세장 진입
WHO '코로나19' 팬데믹 발언에 국제유가 급락까지 겹쳐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약세장에 진입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선언에 뉴욕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팬데믹 발언에 한 때 3만선을 바라보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64.94포인트(5.86%) 하락한 2만3553.22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월 12일 2만9551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약 6000포인트(20.3%) 이상 하락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52주 최고가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 추세적인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으로 분류된다. 다우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추락하며 약세장에 들어선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틀전 2013.76포인트(7.29%) 폭락했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지난 10일(현지시간) 1167.14포인트 반등했지만 하루만에 종가 대비 392.20포인트(4.70%) 하락한 7952.05로 장을 마쳤다. S&P500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40.85포인트(4.89%) 하락한 2741.38로 장을 마쳤다.

이에 대해 복수의 미국 현지 언론은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시작된 초장기 강세장이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 노트에서 "S&P500지수의 강세장은 끝나게 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시장 성적에 대해 "하루만에 세계 500대 부호의 자산이 2385억달러(약 285조9400억원)이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주식전략가는 1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강세장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분명한 스트레스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면서 산업 전반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틴 전략가는 "다만 연말로 갈수록 상황이 두드러지게 개선될 것"이라며 "S&P500 지수가 가파르게 반등해 연초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뉴욕 월가에서는 "단기간 내 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 확산에 국제유가마저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4.0% 내린 3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고점을 달성한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65.65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배경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갈등에 있다. OPEC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지난 9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31.5%,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4% 폭락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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