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자 연합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 내세우며 공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그룹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과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 간의 공방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양측은 연일 반박과 재반박, 비난과 방어로 무장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3자 연합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을 소환해 현 경영진의 사퇴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며 조원태 회장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과 3자 연합은 오는 27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대결에 한창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 등이 논의 된다.

한진그룹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초유의 위기상황 타개를 위해서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체제가 필요합니다”라고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보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편 80% 이상이 운항 중단에 들어서고, 여객 노선 총 124개 중에 89개 노선 운휴, 여객기 145대 중 100여 대가 운항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으며, 절체절명의 위기는 ‘조원태 체제’로 타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진그룹은 “현 위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물류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갖고 있는 CEO와 경영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중차대한 시점에 회사를 위기에 몰아넣은 조현아 전 부사장,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명분도 던져버리는 사모펀드, 업종과 상관없는 투자로 회사를 흔들어대는 투기세력들의 야욕은 한진그룹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라고 3자 연합을 비난했다.

한진칼은 앞서 사내이사 후보로 조원태 회장, 사외이사 후보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박영석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임춘수 마이다스PE대표 등을 꼽았다.

3자 연합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 등을 사내·외 이사 후보로 내세우며 날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3자 연합의 사내·외 이사 후보를 ‘항공·물류 문외한’으로 평가,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자 3자 연합군은 같은 날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한진칼 주주연합의 입장’을 내며 응수했다.

양측이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이번 의혹은 채이배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에어버스 관련 판결문 등을 제시,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항공기 구입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이에 3자 연합은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3자 연합은 '프랑스 파리 고등법원 판결문'을 인용해 에어버스가 지난 1996~2000년 계약분 항공기에 대한 리베이트를 대한항공에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조원태 회장과 무관하지 않고, 사태에 대해 현 경영진이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진그룹은 반박하며 선을 그었지만 3자 연합은 조원태 회장의 이사 자격 상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관 변경안을 제안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3자 연합의 정관 변경안에는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회사의 이사가 될 수 없으며 ▲이사가 된 이후에 이에 해당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안건은 주총에 상정될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2016년 11월 계열사 내부 거래로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대한항공과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에 총 14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한항공 법인과 조원태 회장(당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막판 ‘입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당초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기로 한 한진칼에 대한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2.9%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원태 회장 진영이 33.45%, 3자 주주연합이 31.98%를 각각 지분을 확보해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관건인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의 연임안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반대하며 재연임을 저지한 바 있어 조원태 회장 측과 3자 연합은 막판까지 여론전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강한빛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