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안효섭의 재발견이다. 최종회 시청률 27.1%로 막을 내린 SBS 인기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GS(외과) 펠로우 2년차 서우진 역을 연기한 안효섭은 캐릭터의 성장 과정과 함께 감정의 변곡점을 오롯이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생긴 트라우마와 사채업자에 진 빚으로 생활고에 시달린 인물이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 서투르고 비관론자였던 서우진이 김사부(한석규)를 만나 변하는 과정을 흡인력 있는 연기로 소화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 종영 소감은.

“열심히 오랜 시간 동안 찍었는데 훅 지나갔다. 장장 5개월 간 촬영했는데 시원섭섭하다. 한 회 한 회 방송에 나갈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 못 보던 칭찬글들을 보게 됐다. 그 칭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칭찬에 걸맞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전작의 인기가 뜨거웠던 작품이다. 드라마의 중심에 선 캐릭터를 연기한만큼 부담감이 컸을 텐데.

“부담이 많았다. 제작진들이나 감독, 작가님, 심지어 배우들도 많이 바뀌지 않은 드라마라 어깨가 무거웠다. 당연히 전작 캐릭터와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시즌1의 애청자였고. 선배들이 일궈놓은 돌담병원 이야기를 내가 잘 이어서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서우진이라는 가슴 아픈 친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이런 부담감 떄문에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었다. 다행히 선배들과 감독님, 작가님까지 다 응원해 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다.”

-굴곡진 삶을 살아온 서우진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나.

“서우진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시놉시스에 있는 것에 더해 말투나 사람을 대하는 방식 이런 걸 연구했다. 말할 때라도 의사답게 얘기하고자 했다. 실제로 감독님과 선배들과 병원에 가보기도 했다. 기존이 의학드라마 속 의사들은 긴급 상황 속 흥분한 톤을 쓰는데 실제 의사들은 차분했다. 이런 디테일을 참고했고, 영상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연구했다. 기구를 빌려서 집에 가서도 (수술) 연습을 하곤 했다.”

-서우진은 시니컬하고 츤데레같은 성격이다. 실제로 이런 면이 있나.

“시니컬하지는 않지만 조용한 편이긴 하다. 말주변이 좋은 것도 아니고 누가 말을 걸지 않으면 얘기를 잘 안 한다. 처음에 작가님과 감독님이 날 골랐을 때는 서우진과 비슷한 접점이 있다고 판단하셨던 것 같다. 먼저 다가오지 않으면 다가가지 않는 성격이 비슷하기도 하다.”

-한석규는 어떤 선배였나. 호흡하는 신이 가장 많은 상대였는데.

“후배가 겪을 수 있는 최고의 선배다. 늘 나를 기다려주시고 이끌어주셨다. 20번을 틀리든 30번을 틀리든 주눅들지 않게 계속 응원해주셨다. 실제로 내 또래 아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인간적으로도 아버지처럼 느껴졌다. ‘아들놈이 생각나서’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차은재(이성경)과의 러브라인이 더디게 진행되기도 했다. 답답하지 않았나.

“나 역시 약간의 답답함을 느꼈다. 시청자들이 두 사람의 관계 진전을 더 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 속 내용이 개연성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20대 초반에 대학생활 같이 하고 10년을 못 봤는데 바로 연인으로 이어지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난 오히려 은재가 답답했다. 우진이가 마음을 표현해도 계속 모른 체 하지 않았나. (웃음)”

-이성경과 키스신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 와인을 마셨다고.

“원활한 촬영에 도움이 될까 해서 한 잔 마셨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키스하는 장면에서는 오히려 술이 다 깼다. 그래도 좀 나른해져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낭만닥터 김사부2’로 연기 호평을 받았다.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

“아직 정해진 작품은 없다. 일단 내가 여태까지 하지 않았던 건 다 해보고 싶다.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역할과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좀 자유롭고 풀어진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외모가 부각되는, 혹은 각 잡는 역할은 좀 피하고 싶다. 코미디를 진짜 하고 싶다.”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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