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가 2020 도쿄올림픽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해 파장이 거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의 연기 가능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엔 외신 보도가 아닌 도쿄올림픽 조직위 내부에서 연기론이 나와 파장이 거세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이사 중 한 명이 다카하시 하루유키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영향으로 도쿄올림픽을 올 여름에 개최하기 어려워지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개최를 1~2년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 조직위 이사회에서 아직 코로나19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지만 일정 변경이 다른 스포츠 행사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이달 말 열리는 차기 이사회까지는 검토를 마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림픽을 취소할 수 없다. 연기라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미국 방송사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받는다고 지적하면서, 취소하면 국제올림픽위가 (재정적으로) 이상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하시 이사는 일본 대형 광고사인 '덴쓰' 출신이다. 미국 NBC는 도쿄올림픽 중계를 위해 미국 내 방송사가 중계권료만 11억 달러(약 1조3200억 원)를 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수입 73%가 방송 중계권료 판매라고 전했다. 

오는 7월24일 개막을 앞둔 2020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취소 또는 연기 여론이 거세다. 연합뉴스

다카하시 이사는 "내년 올림픽 이외 다른 프로스포츠 경기 일정이 거의 정해졌기 때문에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 2년 뒤가 조정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만약 2022년에 도쿄올림픽이 열린다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포함해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모두 같은 해에 열린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도쿄올림픽 조직위 모두 공식적으로 도쿄올림픽의 취소나 연기는 없다는 입장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역시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 국면을 보이지 않는 데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단계에 돌입할 경우 앞일을 장담할 수 없다. 일본 내부에서도 올림픽 전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올림픽 개최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의 지속적인 강행 의지 천명에도 대회 취소 혹은 연기에 대한 여론은 좀처럼 가라 않지 않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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