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에 인천공항 DF7 사업권 내줘
백화점, 코로나19 여파로 총 휴점 3번 단행..막대한 매출 타격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 신세계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지난해 신세계는 면세점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경영난에 허덕일 때 신세계는 연매출 6조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와 면세점 고배로 순항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5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1터미널 T1 면세 사업권 입찰에서 호텔롯데(롯데면세점)와 호텔신라(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각각 DF4(주류·담배), DF3(주류·담배·포장식품), DF7 사업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각각 DF3, DF4 사업권에 입찰해 해당 구역을 따냈다.

신라, 롯데면세점과 빅3로 군림했던 신세계면세점은 신규 사업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신세계면세점을 밀어내고 DF7 구역의 운영권을 새롭게 획득해 인천공항 입성의 쾌거를 얻었다. 규모의 경제를 나타내는 면세점 시장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일격을 맞은 신세계면세점은 올 한해 점유율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에는 높은 최소보장금으로 유찰됐던 DF2와 DF6만 재입찰 기회로 남아있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DF2의 입찰가가 비싸긴 하지만, DF2·DF6 구역 모두 사업 입찰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 신세계 제공

지난 2015년 본격적인 면세사업에 뛰어든 신세계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면세점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해 신세계면세점은 매출 3조1277억원, 영업이익으로 전년대비 195% 늘어난 1116억원을 거두며 황금기를 맞았다.

면세점 사업은 신세계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면세점, 백화점, 인터내셔널(패션,화장품) 사업 등으로 구성된 신세계는 지난해 매출 6조3937억원, 영업이익 46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3%, 17% 뛰어오른 실적은 모두 면세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인천공항 사업권 탈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신세계의 면세점 사업에 먹구름이 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월 제1여객터미널 출국자수는 전년 2월 대비 47.7% 감소했다. 지난 12일 오후 3시 기준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막거나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지역은 총 123곳이다. 사실상 항공길이 막히면서 면세점이 벼랑 끝에 몰렸다.

백화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사상 최초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이들은 업계 최초 ‘전문관’을 도입하고 명품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탑티어 백화점에 합류했지만, 코로나19 악재를 피할 순 없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감에 따라 휴점을 총 3번이나 단행했다.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해당 매장 푸드코트를 방문한 사실이 나타나 강남점은 이후 23일 하루 동안 식품관을 휴점한 바 있다. 뒤이어 지난달 28일, 지난 10일에도 연이은 휴점이 이어졌다. 강남점은 하루 매출만 약 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영업상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 인천공항 페이스북

소비심리 자체도 줄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두려워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오프라인 매장 자체에 손님이 끊겼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여성의류 -37.0%, 남성의류 -22.7%, 아웃도어 -17.4% 등 대부분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매출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업계는 신세계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보다 약 25%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올 한해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보다 약 5~10% 정도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지난해 한일 경제갈등과 홍콩시위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 악재가 겹쳐 상황이 더욱 어렵게 됐다”라면서 “핵심 사업인 백화점과 면세점이 휘청이면서 신세계에 큰 영향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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