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럽중앙은행, 162조원 규모 경기 부양책 추가 도입
이탈리아 은행, 정부 재정 파탄나면 회복 어려울 수도
WHO "이제는 유럽이 코로나19의 진원지"
코로나19 화산 공포로 유럽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전날 폭락했던 유럽증시가 반등했다. 하지만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 공포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79포인트(1.60%) 오른 2586.02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유럽중앙은행은 12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0.0%, 예금 금리를 -0.5%로 동결했다.

이날 유럽시장은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했다.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12일(현지시간) "아직 금리 인하 옵션이 있다"며 "금리 인하는 금융 여건의 긴축이나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가 위협을 받을 경우 이뤄질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실효성을 거두기는 어렵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은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1200억유로(약 162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증시 FTSE 100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28.63포인트(2.46%) 오른 5366.11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영란은행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지만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우려를 반영해 파운드화는 이틀째 급락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400억달러(약 48조 7200억원) 규모의 경제 지원책을 내놓았다.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200명을 돌파했다.

독일 DAX 지수는 70.95포인트(0.77%) 오른 9232.08을 기록했다.독일 연방정부는 최근 "1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형 행사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3000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프랑스 증시 CAC 40 지수 역시 74.10포인트(1.83%) 오른 4118.36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3661명으로 집계된 프랑스는 루브르박물관과 에펠탑을 무기한 폐쇄조치하는 등 1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전면 금지했다.

전날 3034.20(16.92%) 급락한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는 1059.85(7.12%) 급등한 1만5954.29로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의 경제 규모는 세계 8번째 수준이지만, 은행은 유럽에서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 즉 '부도 위험 지수'가 지난 2월 대비 약 2배나 상승했다. 또한 이탈리아 은행 자산의 25% 가량은 국채이기 때문에 정부 재정이 파탄날 경우 함께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유럽 현지 금융권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폭증하고 있는 이탈리아가 전국적인 이동제한과 상점 폐쇄로 경제활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개인과 기업이 은행 대출을 갚기 어려워진다면 부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3일(현지시간) 기준 전날보다 2547명 증가한 1만7660명으로 집계됐다.

스페인의 IBEX 35 지수 또한 전 거래일 대비 238.70포인트(3.74%) 오른 6629.60에 거래를 마쳤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긴급 각료회의를 마치고 "조만간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명 선을 넘어서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모든 국민의 삶과 건강에 영향을 주는 비상상황으로 정부가 모든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209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전염병이 한창일 때 보고됐던 것보다 유럽에서 매일 더 많은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며 "이제는 유럽이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됐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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