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던 '미스터트롯'이 논란 속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월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조선 '미스터트롯'이 14일 최종 우승자를 발표하며 3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 했다. 첫 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 속에 출발한 '미스터트롯'은 8회 시청률이 30%를 돌파하며 연일 자체 시청률을 경신했다. 특히 12일 방송된 결승전은 35.7%의 전례없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순간 시청자수는 1007만 명까지 올라갔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하지만 결승전을 앞두고 '미스터트롯'이 여러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 최종 우승자 발표 지연

'미스터트롯'은 12일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결승전을 방송했다. 최종 후보 7명이 주어진 과제에 따라 두 곡씩 노래를 불렀고 심사위원 점수 50%, 국민 응원 투표 점수 20%, 생방송 문자 투표 점수 30%를 더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기로 했다. 하지만 생방송 문자 투표 점수 발표를 앞두고 최종 우승자 발표를 보류했다. 생방송 문자 투표 폭주로 인해 서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자 투표 집계에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주일 뒤인 19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생방송은 종료됐고 제작진은 13일 "실시간으로 진행된 문자투표수가 773만 1781콜을 기록했다. 유례없는 투표수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결승 진출자 7명의 득표수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서버의 속도가 급격히 느려져 투표수를 완벽히 집계해내는데 수 시간 혹은 수 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최종 발표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다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실시간 문자 투표 집계를 담당한 업체가 국내 유수의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실시간 문자 투표를 담당했던 곳이다"라며 "그곳에서도 이 같은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작진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데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사상 초유의 사태임을 강조했지만 비난은 계속됐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문자 투표 집계를 못 해 발표가 보류되는 상황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경연 프로그램의 핵심은 최종 우승자와 그를 잇는 순위에 있는 만큼 제작진의 안일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같은 날 "당초 최종 경연 결과를 오는 3월 19일 '미스터트롯' 스페셜 방송분을 통해 발표한다고 선공지하였으나, 긴 시간 결과 발표를 기다린 시청자 여러분들을 위해 제작진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 예상 시일보다 더 빠르게 복구를 끝마쳤다"며 "오는 14일 오후 7시 뉴스가 끝난 후 즉시 이어지는 생방송을 특별 편성해 최종 발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번복했다.

■ 미성년자 심야 시간 방송 출연

12일 결승전은 우승자 발표 지연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의 심야 시간 방송 출연도 논란이 됐다.
이날 방송은 오후 10시에 시작돼 익일 오전 0시 50분쯤부터 점수 집계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결과 발표 현장에는 결승 진출자 7명이 모두 무대에 올랐으며 이 중엔 미성년자인 정동원도 포함됐다. 정동원은 2007년 생으로 올해 만 13세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에 따르면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15세 미만의 청소년 출연자는 방송에 출연할 수 없다. 이튿날이 학교 휴일인 경우엔 부모의 동의를 받아 출연할 수 있지만 이것도 자정으로 제한된다.

이에 대해 '미스터트롯' 측은 "정동원 아버지의 동의와 현장 배석 하에 참석하게 됐다. 정동원 본인이 간곡하게 결승전에 참여하고 싶어했고 부모도 현장에 있어서 그렇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48'도 15세 미만 청소년 출연자를 늦은 시간까지 방송에 출연시켜 방심위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후 '프로듀스48'은 밤 11시로 예정됐던 결승전 생방송을 3시간 앞당겨 프로그램이 자정 무렵 종료되도록 조치했다.

'프로듀스 48'과 비교했을 때 '미스터트롯' 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청소년 출연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회피하려는 태도로 보인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TV조선 측은 "'미스터트롯'은 직전에 밤 9시 뉴스가 있어서 방송 시간을 옮길 순 없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불공정 계약서 논란

결승전을 하루 앞둔 11일에는 '미스터트롯'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한 매체는 TV조선이 '미스터트롯' 출연진과 맺은 출연 계약서를 공개하며 불공정 조항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계약서에는 TV조선 혹은 출연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본 계약을 위반할 경우 상대방이 계약해지를 할 수 있으며 이와 별개로 1억 원의 위약벌 및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더불어 출연자에게 회당 10만 원의 출연료가 지급된다고 했으나 이는 본선 이상 선발된 출연자에게만 지급되는 것이었고 예선 탈락을 하게 될 경우 출연료는 받을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 돼 있었다.

이에 오디션 프로그램인 것을 이용하여 참가자에게 불리한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미스터트롯' 측은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유사한 출연계약이며 사전에 법률 자문을 받아본 결과 특별히 불공정하다는 의견은 없었다. 출연자들과 사전에 협의된 사항이고 출연진 역시 적극 동의한 점을 알린다"고 입장을 말했다.

■ 참가자 편애

10일에는 참가자 편애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미스터트롯'의 작가 A씨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참가자 임영웅이 부른 노래가 차트에 진입한 것을 캡처하고 '#멜론차트인 #오늘은두곡이나 #장하다내새끼 #임영웅'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축하했다. 임영웅과 일부 참가자들은 좋아요를 표시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출연자 편애 논란이 일었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해당 작가가 올린 글을 문제 삼은 게시글도 올라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작가는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10일 TV조선 측은 '미스터트롯' 작가가 SNS에 올린 글에 대해 "여러 명의 작가가 참가자들을 1대1로 담당 지원하고 있다. 담당 작가가 참가자의 곡이 차트인된 것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한 것일 뿐 프로그램과 관련한 우려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결승전 방송을 앞둔 중대한 시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해 유감스러운 마음이다. 제작진은 이번 일을 좀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남은 일정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미스터트롯'의 최종 우승 자리는 임영웅에게 돌아갔다. 종합편성채널은 물론 공중파에서도 넘기 힘든 30%의 시청률을 거뜬히 넘으며 화제와 인기를 이어간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곳곳에서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시리즈의 생방송 문자투표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연 프로그램은 이미 대중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미스터트롯' 측은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최종 결과 발표를 하는 동안 거듭 공정성을 강조했다. MC 김성주는 "생방송에서는 시간이 지연돼서 소수점 점수를 안 쓰려고 했는데 정확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소수점 세 자리에서 반올림해 소수점 두 자리까지 점수화했다"며 "이후 로우 데이터(raw data)도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심사위원 점수와 대국민 응원 투표, 실시간 국민 투표까지 점수 산정 방식과 문자 투표 점수화에 대해서도 재차 설명하며 시청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그럼에도 실시간 문자투표에 총 773만1781표가 쏟아졌지만 무효표가 230만2881표에 달하는 것 역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유효 투표수는 542만8900표 뿐이다. 김성주는 "이름에 오자가 있거나 문장부호, 이모티콘을 사용한 표, 여러 사람의 이름을 적어 보낸 표는 무효 처리했다"고 설명했지만 특정 참가자 편애 논란도 있었던 만큼 당분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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