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문경은ㆍ이상민ㆍ현주엽 감독 변신
허재ㆍ서장훈 방송 예능계 접수
KBL 향한 애정은 변함없어
서장훈(오른쪽)과 레드벨벳 조이. 1월 9일 SBS ‘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 제작발표회 당시 모습.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한국프로농구(Korea Basketball LeagueㆍKBL) 전성기로 꼽히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흥행을 이끈 스타들은 2020년 현재 저마다 위치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여전히 KBL에 남아 지도자로서 침체된 리그 부흥을 위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관계자 러브콜을 받고 방송계로 진출한 스타들도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활약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메마른 한국농구 인기를 걱정하고 꾸준히 대중 기억 속에 자리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 KBL 부활을 꿈꾼다는 것이다.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KBL을 향한 스타들의 애정은 여전하다.

문경은(49) 서울 SK 나이츠 감독은 현역 시절 KBL 대표 스몰 포워드로 활약했다. 2010년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친정팀 SK 전력분석 코치와 2군 코치 그리고 감독대행을 거쳐 2012년부터 정식 감독이 됐다. 8년째 지휘봉을 잡아 2019-2020시즌 후반기 SK를 리그 2위에 올려놓고 있다.

SK엔 문 감독 외에 전성기 KBL 인기를 선도한 또 다른 스타플레이어가 있다. 전희철(47) 코치다. 대구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2001-2002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전설적인 포워드다. 2008년 현역에서 물러난 그는 SK 2군 감독, 전력분석 코치, 운영팀장을 거쳐 현재 1군 코치로 문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문경은 감독. /OSEN

‘매직 히포’ 현주엽(45) 창원 LG 세이커스 감독도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KBL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대표 인물이다. 국가대표팀에서 활약이 더 인상 깊게 남았지만 그 역시 KBL 흥행을 주도한 파워 포워드 출신이다. 부산 KTF 매직윙스(현 부산 KT 소닉붐)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2009년 LG를 끝으로 은퇴했다. 지난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낭님 귀는 당나귀 귀’에 선수들과 함께 출연해 KBL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포인트 가드로 활약한 이상민(48)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도 현역 시절 KBL 인기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현 감독처럼 국가대표팀에서 인상이 강하나 KBL 정규시즌 MVP 2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경험을 가진 스타플레이어였다. 2012년 삼성 코치를 거쳐 2014년부터 감독으로 활약 중이다. 그 밖에 김병철(47) 오리온 감독대행, 손규완(46) 안양 KGC 인삼공사 코치 등이 KBL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다.

허재 전 감독. /연합

현역 시절 KBL을 아름답게 수놓은 일부 스타가 터전에 남아 농구계를 이끄는 것과 달리 방송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허재(55) 전 감독과 서장훈(46)이 예시로 꼽힌다. 허 전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방송계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JTBC ‘뭉쳐야 찬다’와 MBC ‘리얼 연애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이다. 카리스마 넘치던 호랑이 감독 이미지는 벗어던지고 특유의 입담과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허 전 감독보다 먼저 방송에 진출한 농구인은 서장훈이다. 서장훈은 MBC ‘무한도전’ 게스트 출연을 시작으로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이제는 방송인 타이틀이 더 어울린다. 앞서 언급한 스타들이 KBL에 남아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나가 팬들에게 추억을 선사한다면, 허 전 감독과 서장훈은 일반인들이 갖는 농구선수에 대한 편견을 깨고 한국농구를 끊임없이 각인하는 매개자(媒介者) 임무를 하고 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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