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코로나19가 지속되면 신용위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탁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신용위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은 16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경기침체를 넘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신용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2분기 이후에도 선진국 내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이어지고 소비 관련 부양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낙관적 시나리오는 어렵다“며 ”이 같은 흐름이 4분기로 넘어간다면 신용 리스크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모기지 대출 관련 가계 부채와 비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과거 서브프라임 연계 부채담보증권(CDO) 부실 사태로 금융기관 도산,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면서 신용위기가 촉발됐다"며 "현재 대출채권담보증권(CLO)의 발행 규모가 금융위기 직전 CDO 발행 규모보다 3배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한 CLO 발행에 따른 부작용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은 B3 신용등급의 차주 비중이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과거 서브프라임과 같은 부실 기초자산이 편입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LO는 주로 신용이 낮은 기업인들에게 대출해 주는 레버리지론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증권으로 CDO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현재의 레버리지론은 과거의 서브프라임에 비해 부실 정도가 낮다"며 "CDO는 기초자산에 파생상품을 포함해 손실을 확대했으나 CLO에는 파생상품이 기초자산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도화선이 됐던 서브프라임 경우 연체율이 30%에 육박했지만, 레버러지론과 CLO 디폴트 비율은 현재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 될 때 항공, 관광 등과 같은 업종들의 업황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며 "이는 동시에 각종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탁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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