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한금융, 금융권 최초로 스타트업 육성 시작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서 해외진출 지원
혁신성 인정받아 규제 샌드박스 다수 선정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제2회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신한금융그룹 제공

거리에 떨어져 있는 전단지를 모으던 청년은 10년 만에 40억 달러(약 4조 6000억원)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늦은 밤 우리에게 야식을 배달해 주는 '배달의 민족' 앱을 서비스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이야기다.

모텔 청소를 하던 청년은 O2O(온·오프라인 연계) 숙박 플랫폼 '야놀자'의 대표가 됐다. 새벽배송으로 이름을 알린 '마켓컬리', 푸드테크 스타트업 '프레시코드' 등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는 이 외에도 많다. 하지만 창업이 곧바로 '대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성장에는 수많은 노력과 지원이 숨어있다. 세상에 도전하는 청년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나섰다.

유례가 없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두가 어려운 현재, 막 첫발을 때기 시작한 스타트업의 고충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임대료조차도 부담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 기업에게 사무공간뿐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자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편집자주>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지난 2015년 금융권 최초로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 육성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도입한 신한금융그룹이 스타트업 육성과 해외진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거점을 확대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 중이다. 

신한금융은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지난 2016년 신한퓨처스랩 베트남과 지난해 신한퓨처스랩 인도네시아를 출범시켰다. 향후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등에도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베트남에 진출한 스타트업은 8개다. 얼굴 데이터 분석 및 가상 제품 착용 솔루션 ‘블루프린트랩’, 스마트 히팅 텀블러를 사업모델로 한 ‘에잇컵스’ 등이다. 8개 스타트업은 그동안 업무협약(MOU) 8건, 사업계약 7건 등이 체결되는 성과도 거뒀다.    

또 인도네시아에는 보안,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P2P(개인 간 거래),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를 기반으로 한 4개 스타트업이 나가 있다. 주식종목 등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에스비씨엔’, 보험을 통합 관리하고 추천하는 ‘보맵’ 등이다. 

신한금융은 매년 80여개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내걸고 국내 스타트업 육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년간 신한퓨처스랩 참여를 신청한 2364개 스타트업 중 172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지난해까지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 육성 기업들에 171억2000만원을 직접투자했다. 신한금융은 직접투자 확대를 위해 지난해 ‘원신한퓨처스펀드’ 1호 펀드로 108억원을 조성한 데 이어 올해 2호 펀드 조성을 준비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8년까지 신한퓨처스랩에 동참한 1~4기는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생존율은 93.4%로 일반기업의 3년 생존율, 5년 생존율이 각각 41.5%, 28.5%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신한퓨처스랩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시켜주는 ‘규제 샌드박스’에 다수 선정되면서 혁신성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4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신한금융은 핀테크 사관학교라 해도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된 혁신 금융 서비스는 7건이다. 디지털 부동산 수익 증권 유통 플랫폼을 구축한 ‘카사코리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재무기반 중소기업 신용정보 제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가능발전소’ 등이다.

지정 대리인에는 5건이 선정됐다. ‘빅밸류’는 신한은행과 인공지능 엔진을 통해 빌라 등 주택 시세 산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크레파스’는 신한카드와 해외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비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해 대출심사 및 카드 발급 등을 심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스타트업의 인재 채용과 홍보·마케팅을 위해 다양한 채널도 제공하고 있다. 먼저 스타트업의 니즈를 반영해 지난해 7월과 11월 채용박람회를 실시했다. 두 차례 진행된 채용박람회에 총 2200여명이 참석했으며 59개의 기업 부스가 설치됐다. 

스타트업의 홍보·마케팅 지원을 위해 지난해 12월 주요 광고 채널을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했다. ‘기발한 광고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신한금융은 12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홍보했다. 한 스타트업은 매출이 15% 성장했으며 또 다른 스타트업은 자사가 개발한 앱 내려받기 수가 급증해 플레이스토어 인기 급상승 앱 1위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신한퓨처스랩'으로 스타트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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