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생명·손해보험협회, 코로나 확산으로 설계사 시험 취소
대규모 채용설명회·리크루팅 세미나 등 잇따라 취소·보류
업계, 신규 설계사 유입 장기화 될 경우 영업 공백 우려
보험업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설계사 자격시험을 중단하면서 영업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보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을 사상 처음으로 중단했다. 업계 특성상 대면 중심의 영업 비중이 큰 만큼 신규 설계사 유입이 장기화될 경우 보험사 영업이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월 전국적으로 실시했던 생명보험 설계사 자격시험과 변액보험판매 자격시험을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말까지 잠정 중단했다.

당초 이달 6일까지 자격시험을 중단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손해보험협회 역시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을 추가 취소했다. 이에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3월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이 모두 취소됐다.

손해보험 설계사 자격시험의 경우 연간 21만1501명이 응시한다. 생명보험은 지난 2018년 기준 응시자가 16만9148명으로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로 응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월 평균 3만명이 넘는 인원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그러자 보험업계는 신규 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해 준비했던 리쿠르팅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교보생명은 3월에 예정됐던 모든 채용설명회를 잠정중단하고 4월 이후로 계획했다.

한화생명 역시 대규모 리크루팅 세미나를 전면 금지한 대신 설계사들이 전화 등의 비대면 방식으로 채용 후보자들을 계속 관리하도록 했다. 또 회사 소개를 위해 불가피하게 대면으로 만날 경우에는 지점장 또는 설계사 등 소수의 인원이 코로나 예방수칙에 의거해 만날 수 있도록 지침을 만들었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임직원은 물론 도입후보자 및 신규 도입자를 보호하고 안전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모든 집합교육을 취소했고 다수가 참석하는 채용설명회는 금지했다.

손해보험에서도 삼성화재는 직업설명회, 도입 세미나 등 신규 설계사 교육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각 지역별로 소규모 채용설명회가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히 파악하기는 곤란하지만 최대한 여러 명이 만나는 것을 자제하면서 리크루팅 관련 세미나도 보류되거나 취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격시험이 차일피일 미뤄질 경우 신규 설계사 유입이 줄어 보험업계의 영업활동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 전체 원수보험료의 88.8%가 대면채널이었다. 생명보험 역시 원수보험료의 97.8%가 대면 영업으로 보험사의 대면영업 비중이 크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의 중요도는 여전해 각 보험사별로 우수 설계사 확보 경쟁도 있는 편”이라며 “최근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설계사들의 영업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자격시험 중단이 이번 달로 끝나지 않고 장기화 될 경우 보험업계 수익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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