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KF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본선 진출이 걸린 플레이오프(PO) 경기가 3개월이나 미뤄졌지만, 콜린 벨(59ㆍ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동요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벨 감독은 경기도 고양시의 숙소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오는 6월 맞붙을 중국에 대한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여자축구 대표팀은 당초 지난 6일과 11일 중국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걸고 PO 경기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PO 일정은 3개월 뒤인 6월 4일과 9일로 밀렸다. 정확한 장소와 시간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까지 두 경기를 남겨두고 3개월의 공백이 생겨 대표팀으로선 당황스러울 법도 했다. 하지만 벨 감독은 의연하게 대처했다. 오히려 선수단에 독려의 메시지를 전하며 화합을 도모했다. 지난달 22일부터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PO 대비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은 경기들이 연기되면서 같은 달 말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벨 감독은 최근 선수단에 공유한 편지에서 "모든 사람이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PO 연기 결정이 반갑다"며 "하루빨리 모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쳤던 선수나 부상 중인 선수들은 재활을 마치고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확보했다"며 "이 시간과 기회는 우리를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의미였다.

벨 감독은 "우리가 목표하는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여러분 개개인의 몸 상태는 최고의 수준이어야 한다"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어야 한다"고도 힘주었다. 이어 "지난주 WK리그 감독님들과 통화를 했다. 모두 대표팀을 흔쾌히 지원해주고 싶어하셨다. 건강히 프리 시즌을 잘 보내기를 바라며 상황이 진정돼 리그가 개막하면 각 구단을 방문해 여러분과 감독님들을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6월 대표팀과 격돌하는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의 강팀이다. 한국(20위)보다는 5계단이나 순위가 높다. 한국은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4승 6무 27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3개월의 공백이 한국과 중국 양팀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다만 전력상 열세로 평가되는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분석 등 준비 시간을 벌 수 있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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