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지난해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14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단 1패뿐인 리버풀의 우승으로 조기 마침표를 찍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9-2020시즌 EPL은 13일(이하 한국 시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주간 휴식기에 들어갔다. 아스널 미켈 아르테타 감독을 비롯해 첼시의 캘럼 허드슨 오도이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더 이상 리그 운영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리그 재개, 추가 및 연기 또는 종료는 19일쯤 논의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초미의 관심사는 단 1패로 현재 1위인 리버풀이 우승팀이 될지다. 잉글랜드 언론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현재 순위로 시즌을 조기 종료하고 리버풀을 우승팀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리버풀은 27승 1무 1패 승점 82를 기록 중이다. 현재 2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57)에 승점 25 차이로 앞서고 있다. 남은 9경기 중 2승만 더하면 자력 우승이다. 다음 달 6일로 예정된 맨체스터 시티와 대결에서 이기면 곧바로 우승을 확정한다. 맨체스터 시티가 남은 9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승점 84로 리버풀을 넘어설 수 없다. 
 
잉글랜드 언론 '텔레그래프'는 "리그 중단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지만 리버풀 우승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남은 순위를 두고 반발도 예상된다. 4위 팀까지 부여되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노리는 상위권 팀과 강등권(18~20위) 위기에 놓인 팀은 현재 순위로 리그를 종료하는 데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려 늦어도 올 여름 전에 리그를 재개하는 안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여름 전에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6월 12일 개막하는 유로2020 일정도 생각해야 한다. 유로2020이 내년으로 연기되더라도 당장 다음 시즌(2020-2021)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이번 시즌을 무효화하는 것이다. 웨스트햄 캐런 브레디 부회장은 "시즌 무효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989-1990시즌 이후 30년 만에 리그 우승을 노리는 리버풀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다. 
 
이 밖의 절충안도 있다. 압도적 승점 차를 보이는 리버풀의 우승을 인정하고 강등팀 없이 2부 리그 1, 2위 팀만 승격시켜 다음 시즌을 22개 팀으로 치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다음 시즌 강등 팀은 5개 팀이 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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