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리인하 단행,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후 기준금리를 0.50%p 인하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한은은 16일 오후 4시30분 임시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0.50%p 인하한 0.75%로 결정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에 들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고,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면서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빅컷’ 결정을 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후 가장 큰 충격에 휩싸인 상황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조치로 글로벌 정책당국, 특히 통화당국들에게는 명확한 가이드가 되었다"며 "미국에 이어 캐나다, 호주, 영국까지 인하 행렬에 동참해 한국은행도 수수방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0.25%p 인하는 시장에 실망감을 안기고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0.50%p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p 인하)과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0월(0.75%p 인하)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인하를 큰 폭으로 인하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효율성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급격한 금리인하 시 자본유출 우려가 있고, 추가 정책 여력을 남겨둬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를 강행한다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급락을 거듭한 뉴욕증시에 대해 미 연준이 긴급금리 인하를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믿지 않는 분위기"라며 "오히려 카드를 너무 성급히 사용했거나 서두르는 모양새로 인해 오히려 불안감을 조장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1%p 낮춘 0.00%~0.25%로 인하했다.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이다.

이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3일에 이은 두번째 조치로 오는 17일 예정된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단행한 것이다. 연준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00%~1.25%로 0.5%p 내린 바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코로나19가 커뮤니티를 훼손하고,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의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면서 "글로벌 금융 여건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경제 데이터는 미 경제가 도전적 시기에 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영향이 단기적으로 경제활동을 누르고 있으며, 경제 전망에 위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한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7000억달러(약 852조6000억원)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면서 "그들은 거기서 시작하기로 했고 이는 정말 좋은 뉴스다. 미합중국을 위한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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