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 전방위에 확산되고 있다. 국내 확진자는 하루 100만 명 미만으로 감소하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퍼진 코로나19의 기세는 좀처럼 식지 않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문화산업 역시 정체된 가운데 영화계는 침체기에 접어든지 오래다. 특히 할리우드 배우 최초로 톰 행크스 부부가 코로나19 판정을 받아 미국을 뒤집어 놓기도 했다. 코로나 안전지대가 사라진 세계.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 영화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 “촬영 올스톱”..코로나19에 할리우드 영화 차질

톰 행크스와 그의 동갑내기 아내 리타 윌슨은 호주에서 체류하던 중 코로나19에 걸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12일(현지시간) 톰 행크스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톰 행크스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감염 사실을 알리며 “리타와 나는 호주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이다. 감기에 걸린 것처럼 조금 피곤하고 몸살 기운이 있다. 리타는 오한과 미열 증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검사와 관찰을 받을 것이고 안전을 위해 필요한 만큼 격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톰 행크스 부부는 현재 골드코스트 대학병원에 격리돼 있다. 구체적인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톰 행크스는 버즈 루어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워너브러더스의 신작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호주에 머물러 있었다. 극 중 프레슬리 매니저인 톰 파커 대령 역을 맡았다.

그러나 톰 행크스가 코로나19 판정을 받음에 따라 촬영은 중단됐다. 루어만 감독과 제작사 워너브러더스는 직접 제작 중단 사실을 알렸다. 당시 영화 촬영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자가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어만 감독은 “추진하고 있던 모든 작업이 취소됐다.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촬영은 재개되지 않는다. 우리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델 겸 배우 하이디 클룸은 코로나19 증세를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 13일 자신의 SNS에 “그냥 감기였으면 좋겠다. 나 역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싶지만 여기에는 그 키트가 없다. 두 병의 다른 의사들이 시도했는데 구하지 못했다. 여러분들도 몸이 안 좋으면 집에 그냥 있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할리우드 역시 몸을 사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월트디즈니의 전 세계 직원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각종 콘텐츠 제작은 중단된 상태다.

월트디즈니는 14일 공식 성명을 통해 실사 영화 제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프랑스에서 크랭크인한 ‘더 라스트 듀얼’을 비롯 ‘나이트메어 앨리’ ‘상치 앤 레전드 오브 렌 링즈’ ‘피터팬과 웬디’ 등 제작이 모두 연기됐다. 앞서 캐스팅 논란을 불러온 ‘인어공주’ 역시 이달 중 영국 런던에서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연기됐다.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인 마블의 ‘팔콘 앤 윈터 솔져’ 역시 체코 프라하 촬영을 취소했다. MCU의 영웅 팔콘(안소니 마키)과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로 마블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세바스찬 스탠은 “프라하에서 멋진 사람들과 따뜻한 사람들을 만났다. 하지만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 올게”라는 글을 SNS에 남겼다. 또 손을 열심히 씻는 영상을 공개하며 코로나19 예방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넷플릭스는 의심 직원이 나와 LA 사무실 일부를 폐쇄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역시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플린트 스트롱’ 등 제작을 전면 중단했다.

■ 해외 로케이션 한국 영화 어쩌나

한국영화 역시 할리우드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극장가에는 발길이 뚝 끊긴지 오래고 개봉 영화는 미뤄졌다. 제작 예정인 신작 역시 촬영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해외 로케이션 영화의 경우 상황은 더욱 난감하다. 한국의 입국을 금지한 국가들이 늘면서 한국 영화 해외 촬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배우 현빈과 황정민 주연 영화 ‘교섭’은 중동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다룬다. 주요 촬영지는 요르단이지만 한국발 비행기 입국을 금지하면서 촬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제작진 중 일부는 선발대로 요르단에 가 있었으나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해 난감한 상황이 됐다.

영화의 배급을 맡은 메가박스플러스엠 측은 일단 한국 촬영분을 먼저 소화하고, 상황을 지켜본 후 요르단 촬영을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하정우, 주지훈 주연의 영화 ‘피랍’ 역시 모로코 현지 촬영을 앞두고 있지만 빨간불이 켜졌다.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벌어진 외교관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로 모로코 로케이션 촬영을 예정하고 있던 상황이다.

모로코는 입국 금지 국가는 아니지만 검역을 강화하거나, 권고사항을 제시한 국가로 원활한 촬영을 소화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피랍’ 측은 “촬영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사진=연합뉴스, OSEN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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