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인하, 일각에선 부작용 우려도
경기개선 기대감 형성 위해선 코로나19 진정되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임시 금통위를 소집하고 기준금리를 0.75%로 내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한국은행의 사상 첫 '제로금리' 결정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5%p 내린 0.75%로 전격 인하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위축이 우려되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국내 실물경제에 대한 파급 영향을 줄이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로금리가 오히려 가계 부채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2019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 잔액(가계부채)은 160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전년동기 대비 34조9000억원, 일반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2조9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동기 대비 57조8000억원 증가한 1504조4000억원, 카드사·백화점 등에서 사용한 판매신용 잔액은 5조6000억원 늘어난 9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넘게 급증하며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택대출은 7조8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은 자사 상품의 여·수신금리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은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바탕으로 수신금리 등을 결정한다.

다만 각 은행이 고객 유치를 위해 수신금리를 바로 0%대로 낮추진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전날 한은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4% 넘게 급락해 장중 1640대까지 추락했다.

한국보다 앞서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연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한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사안의 본질상 기준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에 당장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돈을 푼다고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아직은 위기가 커지는 추세여서 국내 금리 인하만으로 경기 회복을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며 “글로벌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우리 주가만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조치는 경제주체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지 못했다"며 "경기개선 기대감이 형성되기 위해선 미국과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고 했다.

16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997.10포인트(12.93%) 하락한 2만188.52로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970.28포인트(12.32%) 하락한 6904.59로 장을 마쳤다. S&P500 역시 324.89포인트(11.98%) 내린 2386.13으로 장을 마쳤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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