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커머스 내 명품 화장품 매출 전년 대비 40% 성장
에르메스, 리미티드 에디션 품절 사태 속출
에르메스 뷰티 '루즈 에르메스' / 에르메스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명품 화장품의 약진이 돋보인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면서 메이크업 화장품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졌지만 명품 화장품만은 불황을 모른 채 훨훨 날고 있다.

17일 코스메틱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품 브랜드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명품 화장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그 중에서도 수입 명품 코스메틱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과 에스티로더는 각각 136%, 65%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SSG닷컴에서도 명품 화장품 수요가 늘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부터 3월 4일까지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신장했다. 화장품 매출을 견인한 건 단연 ‘명품’ 브랜드다. 동기간 SSG닷컴 명품화장품 판매량은 63.6% 늘었다. 그 중에서도 명품 립스틱 판매량이 3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가 선보인 립스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4일 에르메스의 뷰티부문 립스틱 컬렉션인 ‘루즈 에르메스’가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에르메스 여성 컬렉션 디렉터와 에르메스퍼퓸 전속 조향사가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한 립스틱 컬렉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가격은 루즈 에르메스는 8만8000원, 리미티드 에디션은 9만2000원에 달한다. 립스틱 하나에 10만원에 육박할 만큼 고가지만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에르메스 뷰티가 국내에 첫 상륙하던 날 립스틱을 사기 위해 모인 고객들로 매장 앞은 오픈 전부터 긴 줄이 생겼다. 일부 리미티드 에디션의 경우 현재 품절돼 구매가 어려울 정도다.

에르메스 코스메틱 관계자는 “리미티드 에디션과 시그니처 컬러 제품의 인기가 좋다”라면서 “매장에 와서 컬러를 테스트하는 고객들도 많고 판매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찌뷰티 립스틱 컬렉션 / 구찌뷰티 SNS

구찌도 국내 명품 화장품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구찌뷰티는 지난 1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시작으로 퍼퓸과 립스틱을 전문으로 한 국내 매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매트한 타입부터 사틴, 글로시 등 총 4가지 포뮬러로 구성된 립스틱에 골드풍 케이스가 장착됐다. ‘구찌’라는 이름값에 4만8000원이라는 가격 더해져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색조 메이크업 제품의 판매량이 둔화된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가 생활화 되면서 기초케어나 트러블 제품을 제외한 코스메틱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립스틱효과’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립스틱효과는 경제가 침체되거나 불황일 때 나타나는 소비패턴으로, 만족도가 높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사치품이나 기호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뜻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명품 화장품으로 소소한 사치를 누리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은 고정 수요층이 있어 업계 침체에도 크게 영향을 안 받은 편이다”라면서 “특히 명품 화장품은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커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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