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체온측정, 마스크, 손소독제 기본…전자투표 도입 늘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총회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막이 오른 가운데, 주요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 설치, 마스크·손소독제 비치, 거리 두고 앉기 등 방역 대책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전자투표 참여를 독려하거나, 주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언택트(untact·비대면) 주총’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첫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주주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한다"며 "주주권 행사는 가능하면 전자투표를 통해 참여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한 행동수칙에 따라 고위험군(임신부·65세 이상·만성질환자)과 발열·호흡기 증상자, 국내외 코로나19 위험지역 방문자 등은 전자투표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자투표는 지난 8일부터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오후 5시까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는 행사 당일 주총회장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 체온계를 비치할 예정이며, 발열, 기침 증세가 있으면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좌석 배치도 평소보다 간격을 넓게 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서울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리는 정기 주총 현장을 온라인으로 첫 생중계한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고 주주들과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주총 현장을 동영상으로 중계하고,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현장에서 온라인으로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SK텔레콤 주주들은 이달 24일까지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접속 코드를 부여받아 주총 당일 PC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또 주주들은 주총 전날인 25일까지 별도로 마련된 전자투표 사이트에서 주주 본인 확인 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부터 업계 최초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SK텔레콤 측은 “주총장 온라인 생중계, 경영진의 현장 프레젠테이션과 실시간 질의응답 등 새로운 시도는 국내 주총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3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정호 사장이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성과, 사업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SKT 제공

현대차그룹은 이미 전자투표를 시행하고 있는 3개사를 포함해 총 12개 모든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추진하고 있는 주주소통행보와 맥이 닿아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자투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는 주주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오는 27일에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의 감염 및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총회장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또는 '디지털 온도계'를 설치한다. 회사 측은 총회에 참석하시는 주주들의 체온을 측정할 수 있으며, 발열이 의심되는 경우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또 주총 전일 회의장의 방역을 실시하고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비치하며, 참석자 전원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LG그룹은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전자투표를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 관계자는 "향후 전자투표제 도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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