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보 설계사, 전년 대비 14% 증가…생보 5% 하락
처음으로 손보업계 생보사 전속설계사 규모 역전
생보, 업황부진·GA성장·손보 리크루팅 경쟁 영향 받아
생보업계 전속설계사 규모가 손해보험 업계에 추월 당했다. /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생명보험사의 전속설계사가 지난 2018년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후 하락세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생명보험업계와의 격차를 꾸준히 좁혀가며 사상 처음으로 전속설계사 규모가 생보 업계를 뛰어넘었다.

생보업계의 불황부터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간 설계사 영입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 업계의 지난해 11월 기준 전속설계사는 총 9만262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87%(5773명)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손해보험 업계의 전속설계사는 14.08%(1만1559명) 증가해 총 9만3659명이었다.

관련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으로 손해보험사 소속 설계사가 생명보험사를 넘어선 것이다.

전속설계사 규모는 보험사의 영업력을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생보업계는 지난 2018년 10월 처음 전속설계사 10만명의 벽이 무너진 이후 9만명 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5월부터 꾸준히 하락세다.

그러나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 1월 8만2165명이었던 전속설계사가 매월 꾸준히 증가하며 9월 기준 9만명을 돌파하며 생보업계와의 격차를 좁혀왔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생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영업에 대한 기피와 설계사에 대한 직업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대량으로 신규 설계사를 영입하고 영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원은 대량으로 탈락시키는 과거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보험설계사들이 금융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수정예로 교육을 강화하면서 전체 설계사 수가 감소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손보업계에서 장기 인보험 유치 경쟁으로 전속설계사를 확대하면서 생보사 소속 설계사가 감소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보업계의 업황 부진과 보험법인대리점(GA)의 성장이 생보업계 전속설계사 이탈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GA로의 이탈이 크게 작용했다. GA는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맺어 생·손보 상품을 모두 판매해 전속설계사보다 높은 판매수당을 받고 있다. GA로 이동하는 설계사가 늘어나면서 생보사의 전속설계사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생보업계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에 따라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영업을 강화하면서 전속설계사들의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보험 상품이 생명에 한정돼 신사업 진출이 쉽지 않으며 보험료 단위도 크다보니 상품판매에 어려움을 느끼고 떠나는 설계사가 많은 편”이며 “반면 손보의 경우 자동차보험이나 펫보험 등 소비자 접근성이 높고 보험료도 저렴한 상품이 많을 뿐 아니라 설계사들이 자동차보험 같은 의무보험을 통해 다른 상품도 권유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어 상품 판매가 생보보단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