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석현준, 한국선수 최초로 코로나 확진판정
이강인 소속팀 발렌시아에선 35% 감염
석현준. /트루아 AC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랑스 프로축구 무대를 누비는 석현준(29ㆍ트루아 AC, 2부)이 한국 국적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외파 태극전사들을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유럽 대륙을 집어삼키면서 이곳에 터를 잡은 한국 선수들의 상태에 이목이 쏠린다.

석현준의 소식이 알려진 건 14일(이하 한국 시각)이다. 트루아 구단은 팀 내 두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레퀴프’ ‘레스트 에클레어’ 등 프랑스 매체가 이 두 선수 중 한 명이 석현준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석현준은 한국 그리고 프랑스 프로축구 로스터에 있는 선수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됐다. 팀 내 확진자가 두 명이나 나오자 트루아는 곧바로 훈련을 중단하고 선수들을 격리 조치했다.

석현준과 1m 이내에서 15분가량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50명(가족, 구단 직원 등)도 보건당국 감시 아래 놓였다. 필리페 벼리 트루아 주치의는 17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석현준은 지난주 저를 찾아와선 눈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스크를 쓰고 집에 격리됐다.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다”며 “열이 거의 없다. 하루에 두 번씩 그와 통화해 상태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17일 기준으로 프랑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6633명, 148명이다. 유럽에서 이탈리아(2만7980, 2158), 스페인(9942, 342), 독일(7272, 17)에 이어 네 번째로 큰 피해를 봤다. 이탈리아만큼이나 상황이 심각한 건 스페인이다. 확진자가 1만 명에 육박한다. 독일, 프랑스처럼 프로축구 리그를 중단했다. 선수들이 입은 출혈도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이강인(19ㆍ발렌시아 CF)과 기성용(31ㆍ레알 마요르카)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특히 이강인 소속팀 발렌시아에서만 다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발렌시아 선수단. /발렌시아 트위터

발렌시아는 1군 선수,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전체 선수단 약 35%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다만 어떤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강인을 포함한 선수단 전원은 자가 격리됐다. 발렌시아는 지난달 20일 이탈리아 밀라노 원정으로 치른 세리에 A 아탈란타 BC와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집단 감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경기 뒤 이탈리아 정부가 밀라노를 포함한 롬바르디아주에 이동 제한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밀라노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기성용 소속팀 마요르카도 훈련 일정을 중단하고 선수단을 격리했다.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스페인 다음으로 코로나19 피해가 큰 독일은 해외파 태극전사가 가장 많이 몸담고 있는 곳이다. 분데스리그가 터줏대감 지동원(29ㆍFSV 마인츠 05)을 비롯해 권창훈(26ㆍSC 프라이부르크), 정우영(21ㆍFC 바이에른 뮌헨 2군, 이하 1부), 백승호(23ㆍSV 다름슈타트 98), 서영재(25ㆍ홀슈타인 킬), 이재성(28ㆍ홀슈타인 킬, 이상 2부)이 머물고 있다. 이들 소속팀 중 소식이 전해진 사례는 홀슈타인 킬이다. 홀슈타인 킬은 15일 중앙수비수 슈테판 테스커(29)가 확진 판정을 받아 선수단 전원이 14일간 자가 격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서영재와 이재성 역시 구단 방침에 따랐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유럽 5대(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가 모두 잠정 중단됐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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