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8일(한국시각) 2020도쿄올림픽을 강행하겠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속에도 2002 도쿄올림픽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IOC의 강행 입장에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선수위원회는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가 나서 "완전한 형태로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OC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도쿄올림픽에 참여하는 각 경기 단체 세계연맹의 장이 참여한 가운데 화상 회의를 개최했다. IOC는 이번 회의에서 도쿄올림픽 취소 여부 등을 논의한 끝에 "현재 시점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다"며 "6월 말까지 올림픽에 참가할 선수들의 선발을 마쳐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IOC 집행위원회와 각 경기 단체 연맹의 장들이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회담 후 도쿄올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올림픽 완하게 개최…G7 지지 얻어" 아베 발언 인용한 IOC

IOC는 성명에서 도쿄올림픽을 원안 대로 7월24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재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전념하고 있고, 4개월 이상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어떠한 과감한 조치도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시점에서 (대회 연기나 취소와 관련한) 어떤 추측도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대회 취소를 부인했다. 특히 IOC는 "인류가 코로나19를 정복할 것이라는 증거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완벽하게 개최하고 싶으며 G7 정상들의 지지를 얻었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발언을 인용했다.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16일 아베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냈다는 증거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현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개최 시기에 대한 협의가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명확한 답을 피하면서 "완전한 형태로 실현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얻었다"는 말만 반복했다. '완전한 형태'는 무관중 대회나 규모 축소 등 형태로 올림픽을 치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IOC는 도쿄올림픽의 최우선 원칙으로 '안전'을 천명했다. IOC는 ▲책임감 있는 방법으로 계속 행동할 것이라면서 ▲대회 관계자 모두의 건강과 보호, 바이러스 억제 지원, 선수와 올림픽 종목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두 가지 대원칙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업무는 일상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IOC는 올림픽 강행이 천문학적 금전 손실을 우려한 선택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위험 관리 정책과 보험이 있어 어떤 경우에도 운영을 계속할 수 있다"라면서 "재정적 이해관계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절반 만 딴 올림픽 출전권…파행 우려

현재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중 53%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상황이다. 나머지 47%는 올림픽 이전까지 예선을 통해 출전권을 확보하거나 랭킹 포인트를 쌓아 도쿄행을 거머쥐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각종 예선 대회의 취소나 연기, 입국금지 조치 등으로 출전이 무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 이전까지 올림픽 출전자가 확정될지 미지수인 셈이다.

IOC는 이와 관련해 "기존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이런 대회에 모든 선수와 팀이 평등하게 출전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면서 불가피할 경우 세계 랭킹이나 과거 대회 기록을 기반으로 출전 선수를 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예선 대회 파행으로 인한 구제책으로 선수 쿼터 증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20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모든 사람의 건강과 복지는 IOC의 최우선 관심사"라면서 "선수와 코치, 지원팀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우리는 올림픽 공동체이며 언제나 서로를 지자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헤일리 위켄하이저 IOC 선수위원은 IOC의 도쿄올림픽 강행에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선수위원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처사"

IOC의 강행 결정을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선수위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팬더믹)을 선언하고, 유럽 등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IOC가 올림픽 개최를 강행한 것이 "무책임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캐나다의 헤일리 위켄하이저 IOC 선수위원은 트위터에 "훈련하는 선수들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에게 불공평한 것"이라면서 "선수들은 훈련을 할 수 없고, 참가자들이 여행 계획을 짤 수도 없으며 스폰서나 마케터들이 마케팅을 할수도 없다"고 IOC 결정을 반박했다.이어 그는 "IOC가 확신을 가지고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간적인 상태를 고려할 때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3개월은 커녕 24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IOC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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